통신업체들이 B2B(기업간 거래)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개인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통신서비스가 요금 인하 압박으로 고전하고 있는 반면 B2B 사업은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인해 기업들의 업무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것도 통신사들에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B2B가 성장 주도

SK브로드밴드는 B2B 사업에 올인하다시피 하고 있다. 기존 주력 사업인 초고속인터넷과 IPTV 사업은 극심한 경쟁에 시달리고 있지만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분야는 아직 성장 잠재력이 높기 때문이다.

올 2분기 SK브로드밴드 기업사업 매출은 189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1.8%나 성장했으며 올 1분기에 비해서도 16.1% 증가했다.

B큐브 등 SK브로드밴드의 중소기업 전용 서비스가 호조를 보인데다 SK텔레콤과 공동으로 개발한 결합상품 등이 B2B 시장에서 선전했기 때문이다.

당초 B큐브 서비스는 전용 웹사이트를 통해 그룹웨어,결제,프린팅 솔루션 등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올 2월 건설업관리시스템(PMIS)이 추가되면서 건설 관련 분야로 확대됐다. 이달부터는 전자지불결제 서비스도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올 7월 행정도시인 세종시 정부청사 이전 1단계 인터넷전화 사업자로 선정돼 2012년 11월까지 행정도시 정부청사 및 이전기관(국무총리실 외 11개 기관)에 인터넷전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박인식 SK브로드밴드 사장은 "중장기적으로 사업구조를 지금의 B2C에서 B2B 중심으로 개편해 나갈 것"이라며 "2014년까지 B2B 매출 규모를 전사 매출의 40% 수준인 1조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T · LG유플러스,클라우드 강화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 역시 기업 고객 부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KT는 지난달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글로벌 사업부문을 기업고객사업부문과 통합했다.

기업고객 부문의 해외 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기업 고객들과의 해외 진출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올 5월 말 일본 소프트뱅크와 협력해 일본 기업들의 데이터센터를 한국으로 유치하기로 한 것이 B2B 사업을 해외 진출과 연계한 대표적인 사례다. KT는 국내에서도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해 올해 기업고객 부문 매출을 지난해보다 4000억원 증가한 4조원으로 잡고 있다. 기업용 솔루션이 적용된 모바일 오피스에도 40만명의 가입자를 끌어모은다는 계획이다.

또 U-City,에너지 솔루션,M2M(사물간 통신) 등의 사업 분야를 지난해보다 100% 이상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다. 이상훈 KT G&E 사업부문 사장은 "전력산업도 초기에는 개별 회사들이 직접 발전설비를 구축해 운영하다가 발전 기술 등이 발달하면서 콘센트만 꽂으면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처럼 IT도 전력사업과 같은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며 "특히 기업들이 사용하는 IT 서비스의 경우 더 큰 변화와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벤처 인큐베이팅 업체인 프라이머와 제휴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유망한 벤처기업을 초기 단계에서부터 지원해 새로운 B2B 사업 모델을 찾기 위해서다. LG유플러스는 또 통신과 IT를 접목해 각 기업에 맞는 고객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향후 의료와 통신의 접목,인간 감성과 IT 접목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미디어 및 광고,교육,유틸리티,자동차,헬스케어 등의 산업 영역에서 새로운 B2B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향후 통신을 넘어 인프라와 서비스,솔루션을 아우르는 종합솔루션 회사의 모습을 갖춰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