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입에 전 세계 금융시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오는 26일(이하 현지시간) 열릴 잭슨홀 연준 연례회동 연설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버냉키 연설이 '종이 호랑이'에 불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 이번 연설에서 버냉키가 3차 양적완화(QE3)를 언급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가의 중론은 버냉키가 3차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드는 수준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는 쪽으로 모이고 있다.

FT는 "최근 유가 약세로 인플레 우려가 상대적으로 완화되기는 했다" 면서 "하지만 6000억달러를 투입해 지난 6월 말 공식 종료된 2차 양적완화 효과가 기대에 크게 미흡했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아 버냉키가 3차 카드를 내놓기가 여의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버냉키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 단기 국채를 팔고 장기 국채를 사들이는 작전)를 쓸 수 있다고 FT는 내다봤다. 안전자산에만 집중돼온 투자자 수요를 정상적인 금융 시황 때처럼 위험 부담이 있는 상품 쪽으로 강제로 돌리려는 계산이라는 것이다. FT는 FRB가 이 방법으로 돈을 더 풀지 않고도 양적완화에 버금가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버냉키는 잭슨홀 연설에서 FRB가 '시장 위험의 균형'(Balance of risks)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지를 내비치며 현 시점에서 '연준이 할 수 없는 것과 어떤 것을 하려고 하는지를 시장에 각인시키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통신도 버냉키가 연설에서 FRB가 필요할 경우 구사할 수 있는 방안이 어떤 것인지를 설명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토론토 소재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댈러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계속 시장을 구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시사할 것으로 투자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FRB 공구함에 남아있는 것'을 버냉키가 부각시키는 데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22일 주택과 주식이동시에 폭락한 상황에서 FRB가 현실적으로 속수무책임을 시장이 깨달아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