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힘을 쏟았던 기업들이 이번에는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세계육상연맹의 공식 후원사인 삼성,포스코와 이번 대회 로컬 스폰서인 대한항공,KT,금복주,STX,경제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이 본격적인 스포츠 마케팅에 돌입했다. 후원 기업들은 올림픽 ·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행사로 꼽히는 이번 대회를 대대적인 홍보의 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홍보관 '스마트스타디움' 등 이벤트

가장 적극적으로 스포츠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곳은 공식후원사인 삼성전자다. 이건희 회장부터 열심히 뛰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 회장은 지난달 자크 로게 IOC위원장 등 수십명의 각국 IOC위원들에게 초청장을 보내 대구 대회에 참석해줄 것을 부탁했다. 이번 대회에 전 세계 IOC위원 30여명이 참석하기로 한 데에는 이 회장의 공이 컸다는 게 스포츠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주경기장에 홍보관 '삼성 스마트스타디움'을 운영하는 등 대회 홍보를 위해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경기장을 연상시키는 디지털 트랙을 직접 이동하며 삼성의 스마트 제품과 연계된 육상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동작인식 기능을 이용한 대형 스마트TV 달리기 체험,갤럭시 제품을 활용한 퀴즈 체험 등 다양한 육상 관련 이벤트도 열린다.

오는 29일부터 9월3일까지는 세계 유명 작가들의 미디어 아트 영상을 관람할 수 있는 '미디어 아트전'을 개최한다. 가로 39m,세로 25m의 대구시청 벽면을 캔버스로 삼아 빔 프로젝트로 미디어아트 작품을 상영하는 행사다. 국내외 정상급 아티스트들의 작품과 국내 최초로 진행된 대학생 프로젝션 맵핑 공모전 수상작 등이 상영된다.

대회를 겨냥해 '삼성 스마트 레이스'라는 디지털 게임도 내놨다. 폐막일인 다음달 4일까지 게임 점수를 합산해 세계여행 항공권,스마트TV,노트북,갤럭시탭 등 각종 상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건희 박용성 강덕수 이석채 회장 등 출동

포스코도 대구스타디움에 두 개 층으로 구성된 포스코홍보관을 설치하고 본격적인 홍보활동에 들어갔다. 홍보관 1층에 '스틸 인 스포츠(steel in sports)'를 컨셉트로 허들 · 창 · 해머 등 철을 사용한 육상 용품을 전시하고,투포환 · 미니높이뛰기 등 육상 종목의 동작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전시공간과 체험존을 통해 '육상에 스며 있는 철의 가치를 전하겠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대회 이튿날인 28일에는 '임춘애 선수와 함께 대한민국 육상을 응원합니다'라는 특별이벤트를 마련한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3관왕인 임춘애 선수의 사인회와 대한민국 육상 응원 서명 캠페인을 홍보관에서 진행한다.

이 밖에 KT와 대한항공이 각각 주관 통신사와 항공 분야 후원사로 참여하며,STX와 금복주도 대회 로컬 스폰서에 가세했다.

전경련은 주요 기업체 임직원들이 경기를 관람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대회 조직위원회와 체결했다. 현대 · 기아차와 삼성,롯데,포스코,SK,두산LG,대림,한화GS,STX 등 주요 기업이 1만석(4억원)의 입장권을 구입했으며,대회 기간 대구를 방문해 단체로 응원전을 펼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는 그룹 총수들도 대거 참석한다. 이건희 회장은 개막일인 27일과 28일 IOC위원들과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다. 박용성 대한체육회장,강덕수 STX그룹 회장,이석채 KT 회장 등도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