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녹색성장을 외치고 있지만 구호에만 그치고 있습니다. 환경산업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

박승환 한국환경공단 이사장(54 · 사진)은 현 정부 핵심 공약이었던 '한반도 대운하' 찬성론자로,청와대와도 가까운 인사로 손꼽힌다. 이 같은 인연으로 박 이사장은 개각 때면 환경부 장관에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한다. 이런 그가 22일 인천 경서동 환경공단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는 현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에 대해 시종 쓴소리를 날렸다.

박 이사장은 "환경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블루오션 시장"이라며 "그러나 국가적으로 환경산업 및 기술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지나치게 적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내에선 중소기업만 환경 기술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며 "(환경산업에 대한) 정부나 대기업의 관심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장은 "사람들은 대개 환경산업이라고 하면 태양열 풍력 등 재생에너지만 생각한다"며 "하지만 수자원,바이오매스 등 환경산업 분야가 넓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경산업은 중소기업만으로는 성장이 힘들다"며 "삼성 등 대기업들이 이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표적인 4대강 찬성론자답게 4대강의 경제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박 이사장은 ""4대강 사업이 완료되면 낙동강에서만 10억t 가까운 깨끗한 물이 저장된다"며 "경제적인 가치로 환산하면 10조원이 넘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4대강 사업을 '환경 파괴'라며 반대하는 환경론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공세를 폈다. 그는 "환경론자들은 강 근처에는 절대로 공장을 지으면 안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 한국은 환경보호를 전제로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최근 정부가 확정한 '업종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계획'과 관련,"산업계에 엄청난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새로운 환경기술 개발 등 또 다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선순환이 기대된다"며 "다만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센티브제가 도입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변호사 출신인 박 이사장은 2004년 17대 총선 때 부산 금정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17대 대통령 선거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후보 선대위 한반도 대운하 특별위원장으로 활약한 후 2009년부터 환경부 산하 환경공단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