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낙폭을 키웠던 IT주들이 반등에 나서면서 바닥 탈출이 가능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오후 2시 35분 현재 전기전자업종지수는 전날보다 2.00% 오르고 있다. 나흘만에 급반등이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3% 가량 오르며 70만원대를 회복했고 LG디스플레이도 3%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이닉스도 2% 가까이 오르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19일까지 전기전자업종을 8586억원 어치나 처분했던 기관은 이날 전기전자업종을 751억원 어치 순매수하고 있다.

추세적인 반등보다는 낙폭 과대에 따른 반등이라는 진단이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많이 올랐던 내수주는 하락하고 급락했던 IT주들은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이날 강세는 반발 매수세 유입 때문으로 보인다"며 "추세적인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IT업종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사둘만한 분석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주가순자산비율(PBR)로 보면 1배도 되지 않아 청산가치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는 종목들도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1년뒤에는 이보다 싸게 살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D램 현물 가격은 더욱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경쟁업체들의 감산으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델과 HP의 전망을 고려할 때 당장, 하반기 PC 수요의 회복 기대감이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할 듯 싶다"며 "하반기 극적인 수요 개선이 없다면 올해 PC 출하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출시된지 1년여밖에 되지 않은 아이패드가 PC시장을 잠식하고 있어 D램 수요에 대한 시장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수요의 절대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PC에 대한 장기 전망 변화는 결국 공급 부문에서도 그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D램 가격의 날개없는 추락이라는 지금의 난국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D램 업체들의 보다 적극적인 감산이나 사업철수 결정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경쟁업체들의 감산으로 조만간 D램가격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 가격 급락으로 현금 비용 (Cash Cost)이 위협받고 업체 내 D램 재고는 증가하고 있어 9~10월 감산이 시작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감산은 D램 가격 반등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전반적인 주가 모멘텀도 강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IT 수요와 관련 있는 거시지표들을 살펴본 결과, 현재 상황이 2008년과는 다름을 확인했다"며 "따라서 추가적인 악화보다는 회복의 가 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D램 감산이 주가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이에 대비한 선행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그는 "8월 하반월 D램 고정거래가격 발표 이후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때가 투자의 적기로 판단된다"며 "추가적인 거시경기 악화 가능성을 낮게 보는 만큼 랠리는 기조적인 주가상승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