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봉 LG상사 사장(사진)이 아프리카 자원개발 사업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5월 한국 기업 최초로 칠레에 석유광구를 확보하며 남미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자원의 보고' 아프리카 공략에도 나섰다.

하 사장은 이달 초 나흘 일정으로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와 잠비아를 방문했다. 루피아 반다 잠비아 대통령 등을 만나 LG상사가 현지에서 추진 중인 구리와 코발트 등 비철금속 자원개발사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 사장이 아프리카를 찾은 것은 지난해 10월 단독 대표이사를 맡은 뒤 두 번째다.

하 사장이 6개월 새 아프리카를 두번 방문한 것은 LG상사가 현지 자원개발 사업에 본격 나서기 위한 행보라는 관측이다.

LG상사는 국내 종합상사 가운데 자원개발 매출과 이익 규모가 가장 클 정도로 관련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나 아프리카 사업은 상대적으로 뒤졌다. 경쟁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은 이미 DR콩고와 카메룬에서 각각 구리광산과 주석광산개발권을 따냈고 현대종합상사와 삼성물산 등도 마다가스카르 니켈광산 등에 지분 참여하고 있다.

하 사장은 30여년 '상사맨' 경험을 바탕으로 LG상사의 사업구조를 기존의 단순 트레이딩 중심에서 자원개발로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7년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중국과 러시아 등지에서 신시장을 개척했고,해외지사장 및 법인장 등을 거치며 해외 네트워크를 관리했다.

2004년부터는 자원 · 원자재 부문장을 맡아 LG상사의 자원개발사업을 진두지휘했다. 2000년 509억원이었던 세전이익은 지난해 3466억원으로 6배가량 증가했으며 그 중 절반 이상이 자원개발 사업에서 나왔다. 자원개발에서 석탄 비중이 높고,상대적으로 아시아 등에 치우쳐 있어 지역과 광종을 더욱 다변화해야 한다는 게 하 사장 방침으로 알려졌다.

LG상사 관계자는 "단순지분 참여가 아닌 직접운영을 통한 자원개발사업을 계획 중"이라며 "'현장에 직접 가봐야 사업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게 그의 평소 지론인 만큼 올해 안에 아프리카 사업에 대한 로드맵이 나올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