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갑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한나라당 울산 중구 · 3선 · 사진)은 "올해 결산안과 예산안을 처음으로 법정 기한 내에 처리하는 기록을 세우겠다"고 22일 말했다.

총선 · 대선을 앞두고 2012년 예산안 처리를 책임진 정 위원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2010년 결산안은 8월 말까지,2012년 예산안은 12월2일까지,늦어도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12월9일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처리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결산안보다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더 걱정이라고 했다. 2010년 결산안은 2003년 국회법이 개정된 후 처음으로 결산안 공청회도 열고 8월 말까지 결산안을 승인하자는 데 여야의 공감대가 이뤄져 있어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예산안 처리는 '첩첩산중'이다. 우선 여야 정치권의 물량공세 가능성이 걱정거리다. 정 위원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의원들은 물량 공세로 나갈 수밖에 없다"며 "이런 요구를 다 들어주다가는 재정 건전성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야당이 정치적 목적으로 예산안을 볼모로 잡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집권 여당이 예산안 단독 처리라는 무리수를 쓰도록 야당이 고의로 분위기를 만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야당이 특정 법안 처리를 이유로 예산안을 볼모로 잡지만 않는다면 절대로 예산안을 단독 처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야당이 원하는 만큼 충분히 예산안에 대한 논의의 장을 마련할 터"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역 의원들의 물량공세 가능성에 대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 31%에서 유지한다는 큰 틀 아래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고 이런 정치 수요를 충족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대 1회 졸업생(화학공학과)으로 국회에서 '미스터 이공계'로 불리는 정 위원장은 "중국은 상무위원 9명이 모두 이공계 출신으로 매년 연구 · 개발(R&D)에 엄청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며 "우리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R&D 분야에는 선별적,집중적으로 예산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