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몽골 방문을 계기로 세계적 자원 부국인 몽골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사업 기회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원자재가격 급등을 계기로 매년 6~10%의 고도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몽골의 인프라와 주택건설 분야에도 활발한 진출이 기대된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과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몽골 대통령이 양국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함에 따라 정치 · 외교뿐 아니라 경제적 협력 수준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22일 밝혔다. 두 나라는 1990년 수교 이래 1999년부터 '상호보완적 협력관계',2006년 이후엔 '선린 우호 · 협력 동반자'로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왔다.

한 · 몽관계의 격상으로 가장 기대되는 것은 한국 기업의 몽골 자원개발 참여다. 몽골은 세계 10위의 자원 대국이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석탄 동 금 우라늄 몰리브덴 주석 등 발견된 광물 중 개발 가능한 것만 80종류가 넘는다. 특히 동(5500만t · 세계 2위) 석탄(1750억t · 세계 4위) 몰리브덴(21t · 세계 7위)의 매장량이 풍부하다. 국내총생산(GDP)의 22%를 광업이 차지할 정도로 광물자원에 대한 경제의존도도 높다.

때문에 몽골에는 인접한 러시아와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선진국 기업이 일찌감치 진출해 있다. 이에 비하면 한국 기업은 한발 늦은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한 · 몽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 기업의 몽골 자원개발사업 진출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식경제부와 몽골 자원에너지부 간에 체결한 '에너지 · 자원 분야 전략적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가 추진 동력이 될 전망이다. 두 나라는 양해각서에서 △자원탐사 및 정보 교류 강화 △친환경 석탄연료 개발 · 보급 협력 △기후변화 공동 프로젝트 발굴 △화력발전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 기술 교류 강화 등을 약속했다.

또 급성장하고 있는 몽골의 건설 분야에도 한국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몽골 경제는 2004년부터 연 6%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두 정상은 우선 몽골 정부가 진행 중인 10만가구 아파트 건설 프로그램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또 도로 철도 항공 · 해상 등 분야에서 인프라 확충 등 교통 물류 협력을 증진하는 한편 항공노선을 확대하고 몽골 세관업무도 개선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앞으로는 해마다 발생하는 황사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몽골의 사막화 방지에 공동 노력하고, 현재 추진 중인 '몽골 그린벨트 조림사업(2007~2016년)'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 밖에 약 3만명에 달하는 몽골 근로자가 국내에 체류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복수 사증 발급을 확대하고,사증 발급 절차를 간소화함으로써 양국 간 인적교류 확대 기반을 조성키로 했다.

울란바토르(몽골)=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