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의 화두는 더블딥이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가 더블딥 논쟁에 불을 붙였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더블딥 가능성을 경고해왔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를 운영하는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도 "미국이 더블딥에 빠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 국채 수익률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미국 경제의 재침체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더블딥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 회복이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더블딥은 아니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주장에 동의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자산운용 회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계속 돈을 찍어 더블딥을 막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고,경기선행지수 중 하나인 미국 구매관리자지수(PMI)도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더블딥 가능성을 일축했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등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있지만 지난달 미국 자동차 및 부품 생산이 6월에 비해 5.2% 증가하고 소비지출도 최근 4개월래 최고치인 0.5% 늘어나는 등 경제 회복의 증거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라이언 스위트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산업 생산이 이처럼 예상외의 호조를 보인 것은 붐까지는 아닐지 모르지만 경제가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이 가능하다"며 "더블딥으로 향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처드 피셔 미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도 지난 18일 "3분기 미국 경제는 긍정적일 것"이라며 투자자들에게 "공포에 빠지지 말라"고 조언했다. 피셔는 "일자리를 창출할 정도는 아니지만 미국은 아직 긍정적인 경제 모멘텀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