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24일 예정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핵 포기 대가로 한 · 러를 연결하는 가스관 통과료 지불 등을 제안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러시아의 일간 모스콥스키예 노보스티는 "크렘린 측은 한반도 핵문제 해결과 관련한 중대한 계획을 갖고 있다"며 "러시아 측의 주요 협상카드는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대가로 가스관 전력망 건설과 (북한을 경유)한국으로 가는 가스의 통과료 지불을 북측에 제안하는 것"이라고 23일 보도했다. 또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고립이 강화될수록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며 "러시아는 북한에 에너지 공급을 통해 이 같은 상황이 전개되는 것을 저지하고자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 부라티야 자치 공화국의 수도인 울란우데역에 도착,뱌체슬라프 나고비친 공화국 대통령의 영접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약 20분 동안 진행된 영접 행사가 끝난 뒤 특별열차에 싣고 온 벤츠 승용차를 타고 울란우데에서 서북쪽으로 약 170㎞ 정도 떨어진 바이칼호 동쪽 호숫가의 투르카 마을을 찾았다.

김 위원장은 이곳에서 유람선을 타고 바이칼호수를 둘러봤다. 김 위원장은 바이칼 물로 채워진 수영장에서 수영을 즐겼으며 바이칼호수에서만 자라는 민물고기인 '오물' 구이 등을 맛보기도 했다. 울란우데로 돌아온 김 위원장은 항공기 제작공장 '아비아 자보드'를 방문했다. 아비아 자보드는 1930년대 말부터 수호이와 미그기 등의 전투기를 만들어왔다.

김 위원장은 이어 울란우데역에 세워진 특별열차로 돌아가 하룻밤을 보낸 뒤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장소는 울란우데 남동쪽으로 20㎞ 정도 떨어진 소스노비 보르(소나무 숲)가 유력하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