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고려아연이 철강금속업종의 시가총액 2위를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 19일부터 사흘째 장중에 시가총액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가 종가에서는 현대제철이 간발의 차로 앞서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제철은 8.53%(7700원) 급등한 9만8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시가총액은 8조3608억원을 기록했다. 고려아연은 4.66% 오른 42만7000원을 나타냈다. 고려아연 시가총액은 8조575억원으로 현대제철보다 3033억원 뒤져 마감했다. 시가총액 순위는 31위에 올랐다.

고려아연은 2000년 10월 말 시가총액이 2800억원으로 현대제철(2400억원)을 앞선 적이 있었지만 그 이후엔 줄곧 뒤져왔다. 현대제철은 올 3월 말까지만 해도 시가총액이 11조9440억원에 달해 고려아연(7조5291억원)보다 4조4000억원이나 앞서 있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고려아연 주가는 최근 폭락장에서 선방했지만 현대제철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고려아연은 최근 수년간 '아연 제련업체'에서 '금 · 은 생산업체'로 회사 본질이 바뀐 것이 주목을 받고 있다. 1992년부터 아연과 연을 제련하고 남은 찌꺼기(제련잔재)에서 금 · 은 등 금속을 100% 회수할 수 있는 잔재 재처리 설비를 도입해온 덕분이다. 박준모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려아연은 작년 글로벌 광산업체인 BHP에 이어 세계 2위 은 생산업체가 됐다"며 "향후 2~3년 내 BHP의 은 생산량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