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부동산시장 투자전략] 가을 부동산시장 '풍성'…전국 9만4000가구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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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아파트 신규 분양 시장은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다.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가 전 세계 경제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려워서다. 평상시보다 부동산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위기가 기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놓치지 말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권한다. 남들이 꺼릴 때 좋은 조건으로 알짜 물건을 구할 수 있어서다. 특히 올가을에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물량이 많아서 더욱 그렇다.
◆공공분양 인기 예감
2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9~10월 분양을 앞둔 아파트 물량은 전국적으로 9만4630가구에 달한다. 7~8월 4만233가구보다 2배 이상 많다. 특히 서울 지역 물량은 7배 이상 증가해 여름철 분양 가뭄에 목 말랐던 수요자들에게 단비가 될 전망이다.
무주택자들의 관심은 단연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분양 아파트에 쏠려 있다. 일부 지구에서 주변 시세의 반값에 공급하는 등 분양가가 저렴해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올해 말까지 총 28개 단지에서 1만7542가구의 공공분양 주택을 공급한다. 이 중 수도권 물량이 24개 단지 1만5481가구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공급 물량이 특히 많은 것은 보금자리주택이다. 9월에는 위례신도시,고양 원흥지구 등에서 본청약을 진행한다. 11월에는 하남 미사지구 본청약이 기다리고 있다. 세종시와 지방혁신도시 공급 물량도 관심이다. 세종시 첫마을 1 · 2단계 분양을 무사히 마친 LH는 올가을 10년 공공임대 아파트 1362가구를 공급한다. 또 전북혁신도시에서도 분양을 계획 중이다.
부산도시공사는 부산 대연혁신도시에서 신규 아파트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SH공사가 내놓는 서울 우면2지구와 은평뉴타운3지구의 시프트(장기전세주택)에 대한 관심도 높다.
◆청약예금 가입자 뉴타운 노려야
공공분양 물량은 무주택자들에게 돌아간다. 게다가 청약저축 납입액이 높지 않으면 당첨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인기 주거지역에서 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은 15년 이상 납입해야 겨우 당첨을 기대할 수 있다. 집을 넓혀 가려는 실수요자나 청약저축 납입 기간이 짧다면 뉴타운 등에서 공급하는 민영 아파트로 관심을 돌리는 게 낫다.
올가을 민간 공급 물량 중에서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서울 뉴타운에서 나오는 물량이다. 왕십리뉴타운,아현뉴타운,전농 · 답십리뉴타운 등 요지에서 일반분양 물량이 넉넉하다. 특히 재개발조합이 미분양을 우려해 일반분양가를 낮추는 추세여서 저렴하게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입주 물량은 10월에 몰릴 전망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이달부터 10월까지 석 달 동안 전국에서 5만3889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절반을 넘는 3만3594가구가 10월에 집들이를 한다. 주택 규모별로는 수요자들의 선호가 이어지고 있는 전용 85㎡ 이하 중소형 주택이 전체의 73%(3만9000가구)를 차지했다. 수도권 역시 전체 3만2892가구 중 62.1%인 2만428가구가 10월에 입주한다.
국토연구원이 지난달 실시한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도 눈길을 끈다. 대학교수,연구기관,금융회사 등에 종사하는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 적기를 묻는 질문에 48.6%가 올 하반기라고 응답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라는 답변이 31.4%로 뒤를 이었고 2013년 이후(11.4%),내년 하반기(8.6%)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 감소,집값 저점 통과 가능성 등을 이유로 이같이 전망했다.
◆수익성 부동산 투자 열기 계속될 듯
부동산 전문가들은 도시형 생활주택 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주식 등 금융상품은 변동성이 높아 불안하지만 수익형 부동산은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은행에 돈을 넣어두면 안전하기는 하지만 물가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명한 선택만은 아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부동산은 물가 상승 부담을 피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가지고 있다"며 "수익형 부동산 투자 열기가 2~3년은 더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은행 부동산전략사업팀의 이춘우 팀장은 "세계적인 재정위기 상황에서도 100억원대 전후의 수익형 빌딩을 찾아 달라는 재일동포와 재미동포들의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며 "해외에 거주하는 자산가들이 가세하면서 수익형 빌딩의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정부가 '8 · 18 전 · 월세 안정대책'을 통해 수도권의 1가구 임대사업자에게도 다양한 세금 혜택을 주기로 해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건설업체들도 올가을 전국에서 다양한 수익성 부동산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1000만~2000만원의 전매차익을 겨냥해 전국 분양시장을 찾아다니는 단기 투자자들의 활동도 활발할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분양 대행업체인 내외주건의 김신조 사장은 "전셋값과 매매값이 상승하고 있는 지방 아파트,도시형 생활주택,오피스텔 등에서 프리미엄이 붙는 사례가 심심찮게 나온다"며 "작년 하반기부터 단기 전매차익을 겨냥해 전매 제한이 없는 분양 물량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