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육계는 실행은 하지 않으면서 번드르르한 정책들만 늘어놓는,고질적인 '나토(NATO · No Action Talk Only)' 관행이 만연해 있습니다. 실용적인 인재를 원하는 사회와 산업계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죠.'반값 등록금''전면 무상급식'과 같은 논쟁들도 결국은 교육계가 교육의 질을 높이지 못한 데서 비롯된 부분이 상당하다고 봅니다. "

박종구 한국폴리텍대 신임 이사장(53 · 사진)은 24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가 눈부시게 발전한 것처럼 교육도 양적으로 팽창해 왔지만 아직 질적인 성장은 부족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학의 재정 건전화나 현장중심 교육 등으로 내실을 더 다져야 한다"며 "폴리텍대는 산업계에서 원하는 맞춤형 인재를 더욱 잘 길러내 고등교육의 변화 트렌드를 선도하는 대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성균관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러큐스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아주대 교수,국무조정실 경제조정관,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을 지냈고 지난 20일 폴리텍대의 제6대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폴리텍대의 2010학년도 졸업생 취업률은 84.6%에 이른다. 남인천캠퍼스 96.4%,홍성캠퍼스 95.9% 등 6개 캠퍼스가 취업률 90% 이상을 달성했고 성남캠퍼스 시스템제어정비과와 바이오대학 배양공정과 등 10개 학과는 취업률 100%를 기록했다.

박 이사장은 "해외 취업의 길도 넓히고 현장 밀착형 교육도 더욱 강화해 임기 3년 동안 전체 취업률을 9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폴리텍대의 장점으로 산업현장을 캠퍼스로 쓰는 '팩토리러닝시스템'과 1200여명의 교수들이 1인당 10개 이상의 기업과 네트워크를 구성해 취업은 물론 경영컨설팅까지 주고받는 '기업전담제'를 제시했다.

박 이사장은 "일반적인 전문대에 비해 교육과정은 빡빡하지만 이런 점이 차별화돼있기 때문에 졸업장만 받으려는 이들보다는 '꼭 취업해야 겠다'고 마음먹은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며 "경력 전환을 노리는 30대 이상 학생들도 다수"라고 전했다.

박 이사장은 폴리텍대의 약점으로 인지도 부족과 기술인력에 대한 사회적인 저평가를 꼽았다. 그는 그러나 "사회적인 분위기가 실용적인 기술인재를 원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어 폴리텍대가 기존에 해오던 것처럼 좋은 인재를 잘 육성한다면 브랜드 가치는 함께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한국폴리텍대학

2~3년제 대학으로 1980년 창원기능대를 시초로 설립되기 시작한 전국 18개 직업훈련전문 기능대학이 통합돼 2006년 출범했다. 현재 폴리텍1~7대와 섬유패션대,항공대 등 4개 특성화대학까지 11개 대학 34개 캠퍼스가 있다. 산업 일선 현장에서 뛰는 중간 단계의 엔지니어 육성이 핵심적인 역할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