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1600만명에 육박하면서 차량용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점유율 1위 팅크웨어와 2위 파인디지털의 올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악화된 가운데 최근 이동통신사들까지 전자지도와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서면서 업체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팅크웨어의 경우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8.1% 줄어든 491억원,영업이익은 48.8% 감소한 31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이 회사는 지난해 2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스마트폰 시대에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 들어 스마트폰을 이용한 내비게이션 이용이 늘어나면서 큰 폭의 실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4%,영업이익은 54% 각각 감소했다. 파인디지털은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2분기만 해도 매출 259억원,영업이익 30억원의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 2분기에는 매출이 20% 이상 줄면서 영업이익도 83% 급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시장도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해 180만대 수준이던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 규모는 올해 150만~160만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탑재된 전자지도나 내비게이션 서비스 때문에 차량 운전자들이 예전처럼 내비게이션을 많이 사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은 팅크웨어가 60%,파인디지털이 30%를 각각 차지하며 과점체제를 구축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열풍에 속수무책으로 영역을 잠식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동통신사들이 전자지도와 내비게이션을 핵심 서비스로 지정하고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자체 전자지도를 자사 고객들이 다양한 단말기에서 무료로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향후 위치기반서비스(LBS)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전자지도와 연계된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