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연일 종잡을 수 없이 출렁이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현 시점에서 한국 증시가 저평가 상태란 데는 어느정도 동의하고 있는 분위기다.

24일 오후 2시4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5.41포인트(0.87%) 떨어진 1761.27을 기록 중이다. 장중 1799.11까지 뛰어 1800선 회복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재차 밀려 1740선까지 밀리는 등 변덕스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외변수에 따라 추가적인 흔들림이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급락으로 과매도권에 들어선 상태라고 분석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더블딥(이중침체) 우려와 유럽 재정 위기 지속이 세계 전반의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을 이끌고 있고, 거시경제(매크로) 불확실성으로 기업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한 시점"이라면서도 "감익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염동찬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6개월간 이익추정치 하향 수준인 32%를 가정해도 PER이 11배로, 2009년 이후 코스피지수 PER 상단에 불과하다"며 "2008년 6월부터 그해 12월까지 하향된 당기순이익을 이용해 PER을 계산하면 PER이 14.6배였는데, 현재 PER이 14.6배가 되려면 이익 추정치는 45%가 하향돼야 한다"고 밝혔다.

추가적인 기업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이 이뤄질 수 있지만, 환율 급등에 따라 기업 이익이 급변했던 2008년 금융위기 당시를 적용하기엔 무리란 설명이다.

또한 한국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수준은 최악의 시나리오 가능성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염 애널리스트는 "12개월 선행 기준 PBR은 1.03배로 코스피지수가 여기서 3% 정도 더 하락한다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은 청산가치보다도 싸지는 수준"이라며 "코스피는 PER 뿐 아니라 PBR 측면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일부 업종 대표주들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비슷하거나 더 낮은 수준이란 분석이다.

배 애널리스트는 "국내 업종 대표주인 삼성전자, 현대차, LG화학, SK이노베이션, 현대중공업 가운데 PER과 PBR 기준으로 삼성전자, SK이노베이션, 현대중공업은 2008년 금융위기 시기와 비슷하거나 더욱 저평가된 상태"라며 "현대차는 PER상 2002년 카드채 사태 이후 가장 낮은 국면에 놓여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증시 저점이 이미 지났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번 급락 구간에서 코스피지수는 이미 최악의 가정을 반영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8월 저점이 올해 저점이라 본다"며 "코스피 PBR-ROE(자기자본이익률) 모델에 따라 리먼브러더스 사태 당시 이익 조정폭(40%)을 대입한다면 지난 9일 장중 저점(1684.68)이 바닥이 된다"고 풀이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