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녕지역 막걸리인 우포의아침은 최근 1년 새 월 매출이 16배가량 증가했다. 작년 상반기 월 평균 1000만원 선에서 지난달엔 1억6000만원으로 늘어났다. 지난 6월부터는 일본 수출도 시작했다. 280t에 달하는 막걸리 제품이 이미 일본으로 실려 나갔다.

박중협 우포의아침 사장은 "작년 8월부터 CJ제일제당의 유통망을 통해 전국 대형마트에서 판매가 이뤄지면서 일어난 변화"라며 "일본 수출까지 본격화되면서 이달 매출은 1억8000만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이 작년 하반기에 시범적으로 실시한 '지역 브랜드 유통대행을 통한 협력사 동반성장 정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이 회사는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지역 식품브랜드 발굴 및 육성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포의아침을 포함해 전주주조,여수돌산갓영농조합,백두대간 등 10개 지역 식품업체를 1차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CJ제일제당은 24일 서울 필동 CJ인재원에서 김철하 대표이사(59 · 사진)와 이장우 동반성장위원회 위원(경북대 교수),김기찬 중소기업학회장(가톨릭대 교수),주요 협력업체 대표 등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CJ제일제당 협력사 상생 동반성장 협약식'을 가졌다.

CJ제일제당은 이 자리에서 전국 유통 및 해외 수출을 도울 10개사를 뽑은 데 이어 제주 충남 등 지원대상이 포함되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유망한 식품업체를 추가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육성할 브랜드에 대해 최대 6개월간 자사 연구원 및 기술팀의 컨설팅을 통해 품질 표준화,위생 관리 등을 지원하게 된다. 이를 통해 대형마트 등에 대한 유통과 해외 수출을 본격 대행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지역 식품브랜드 육성과 함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협력업체 이윤보장 △협력사 교육지원 △상생펀드를 통한 저리의 자금대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협력업체 이윤보장제는 원재료 가격 등락 등의 외부 경영환경에 상관없이 최소한의 영업이익을 확보해주는 제도다. CJ제일제당은 보장 영업이익률을 5% 안팎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력 매출규모 등에 따라 보장 이익률을 달리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협력업체들은 이달부터 저리의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미 100억원의 회사 자금을 금융권에 넣어뒀다"며 "이 금액에 대한 이자를 CJ 측이 포기하는 대신 금융회사는 여기에 200억원을 더해 협력사에 대출해주면서 CJ의 이자포기분만큼 이자율을 낮춰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협력업체 교육 및 경영컨설팅은 내달부터 실시될 예정이다. OEM업체와 포장재업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틀 동안 인사 생산관리 재무 품질 구매 등의 분야를 교육할 계획이다. CJ 사내외 전문인력을 활용해 회사 전반에 대한 맞춤식 경영컨설팅도 실시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과의 상생은 국내 식품산업 발전은 물론 한식 세계화를 돕는 길"이라며 "식품 1위 기업이라는 강점을 살린 차별화된 동반성장 모델을 통해 중소 식품기업 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