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안정펀드 물건너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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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급락세 진정…논의 중단
회사별 분담금 합의도 힘들어
회사별 분담금 합의도 힘들어
주가 급락세가 진정되면서 증시안정펀드 조성에 대한 논의가 시들해지고 있다. 모든 금융권이 참여하는 증시안정기금을 구상하고 있지만 '부적절한 관치'라는 비판 때문에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24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증시안정펀드 추가 조성에 대한 논의는 증권사 · 자산운용사 긴급 사장단회의(9일)와 증권 유관기관 실무회의(12일) 이후 잠정 중단됐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한 차례 실무회의 후 조성 규모나 시기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도 "실무회의 후 보고 자체를 받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12일 실무회의 직후 증시안정펀드를 가능한 한 빨리 조성하겠다는 입장과는 거리가 있다.
증시안정펀드에 대한 논의가 '쑥' 들어간 이유는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된다. 우선 증시 급락세가 진정됐다. 이달 들어 엿새 연속 급락했던 코스피지수는 10일부터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24일 코스피지수(1754.8)는 올해 고점(2206.7) 대비 20%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2008년 9월 본격화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증시안정펀드는 고점(1885.37) 대비 50% 급락한 저점(946.45)을 확인한 후 조성됐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도 "주식시장이 더 악화되면 구체적인 검토와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안정펀드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도 제기됐다. 기금의 취지는 증권유관기관뿐 아니라 은행 보험 증권 상장회사 등을 끌어들여 시장 안정을 위한 종잣돈을 만들자는 것이다. 1990년 처음 만들었을 당시 636개사가 4조8600억원을 모았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기관투자가 역할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의견들이 흘러나온다. 기금 규모나 회사별 분담금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단기간 해결할 문제가 아니며 지금 준비해서 1~2년 안에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가총액 1000조원 시대에 20년 전 관치의 툴을 가져오겠다는 생각을 실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24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증시안정펀드 추가 조성에 대한 논의는 증권사 · 자산운용사 긴급 사장단회의(9일)와 증권 유관기관 실무회의(12일) 이후 잠정 중단됐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한 차례 실무회의 후 조성 규모나 시기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도 "실무회의 후 보고 자체를 받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12일 실무회의 직후 증시안정펀드를 가능한 한 빨리 조성하겠다는 입장과는 거리가 있다.
증시안정펀드에 대한 논의가 '쑥' 들어간 이유는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된다. 우선 증시 급락세가 진정됐다. 이달 들어 엿새 연속 급락했던 코스피지수는 10일부터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24일 코스피지수(1754.8)는 올해 고점(2206.7) 대비 20%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2008년 9월 본격화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증시안정펀드는 고점(1885.37) 대비 50% 급락한 저점(946.45)을 확인한 후 조성됐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도 "주식시장이 더 악화되면 구체적인 검토와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안정펀드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도 제기됐다. 기금의 취지는 증권유관기관뿐 아니라 은행 보험 증권 상장회사 등을 끌어들여 시장 안정을 위한 종잣돈을 만들자는 것이다. 1990년 처음 만들었을 당시 636개사가 4조8600억원을 모았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기관투자가 역할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의견들이 흘러나온다. 기금 규모나 회사별 분담금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단기간 해결할 문제가 아니며 지금 준비해서 1~2년 안에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가총액 1000조원 시대에 20년 전 관치의 툴을 가져오겠다는 생각을 실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