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오세훈 시장 손해본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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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주민투표 - 포퓰리즘 차단 '전도사'
吳시장 "복지정책 미래 확인할 길 놓쳐 안타깝다"
吳시장 "복지정책 미래 확인할 길 놓쳐 안타깝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와 관련해 잃을 게 없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복지 포퓰리즘을 막기 위해 나선 '전도사'로 우뚝 서는 결과가 됐기 때문이다. 적어도 보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선 불출마와 시장직을 연계시킨 것도 이 같은 해석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이다. 오 시장이 시장직을 주민투표 결과와 연계시킨 것은 어차피 주민투표로 이 국면을 정면 돌파해내지 못한다면 '식물시장'이나 다름없는 형태가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무상급식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사소한 정책의 하나일 뿐"이라며 "사사건건 의회가 트집을 잡기 때문에 시장은 손과 발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실제 18대 국회에서 서울의 48개 지역구 중 40개를 차지한 한나라당이지만,작년 지방선거에서는 대패했다. 현재 서울의 25개 자치구 가운데 한나라당 소속 구청장인 곳은 강남 · 서초 · 송파 · 중랑 · 중구 등 5곳뿐이다. 나머지 20개는 민주당 소속이다. 서울시 의회도 총 106석 가운데 민주당이 79석을 점하고 있다.
대선 불출마 선언과 관련해 친박계의 한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세론이 1년 이상 지속되고 있어 어차피 다음 대선에선 못 나온다고 오 시장은 봤을 것"이라며 "보수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뒤 다음 대선주자로 떠오르길 바랄 수도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은 투표가 끝난 뒤 "참으로 안타깝다"며 "우리나라의 미래와 바람직한 복지정책의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으나 그 소중한 기회를 놓치게 됐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소중한 뜻이 담겨 있는 개표함을 개봉조차 할 수 없게 돼 안타깝다"며 "투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금명간 시장직 사퇴 시기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는 "18대 총선보다 득표율이 높고,33.3%를 넘지 않는 경우가 오 시장에겐 가장 좋은 옵션이였는데 그렇게 됐다"며 "33.3%를 넘으면 오히려 아이에게 밥그릇을 뺐는 차가운 이미지가 불어 역풍을 맞을 수 있는데,그 길을 피하고 보수의 대표주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