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24일 정상회담을 가진 곳은 울란우데 동남쪽 외곽에 있는 소스노비 보르(소나무 숲)였다.

김 위원장은 오후 1시55분께 회담장인 소스노비 보르의 제11공수타격여단 영내로 들어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오전 10시께 소스노비 보르에 먼저 도착해 김 위원장을 기다렸다.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멀리까지 비행기를 타고 와 줘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여기도 우리나라의 한 부분"이라며 "이웃，동반자 문제를 얘기할 때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화답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이번 여정에서 보고 싶었던 것을 다 볼 수 있었기를 바란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매우 즐거운 여정이었으며 보내주신 환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러시아 공수부대원들의 공중낙하 및 사격시범을 관람했다.

김 위원장은 오전 9시 울란우데 시내의 소비에트 광장과 대형 상점 메가티탄을 둘러보는 등 일정을 보낸 뒤 회담장에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 · 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날 아침부터 울란우데 시내와 회담장인 소스노비 보르로 이어지는 도로 주변에는 10~200m 간격으로 경찰들이 배치돼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울란우데 주민들은 김 위원장이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역사에 특별열차를 정차시켜 두고 벤츠 승용차로 시내와 외곽을 오가는 바람에 심각한 교통 체증이 빚어지고 있다며 불편을 호소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 후 귀국길엔 시베리아횡단철도(TSR)가 아닌 몽골횡단철도(TMGR)와 중국횡단철도(TCR) 등을 이용해 중국을 거쳐 귀국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2012년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26일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김 위원장이 TSR을 이용，블라디보스토크로 가 푸틴과 회담한 뒤 귀국할 가능성도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