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가 장초반 급반등한 뒤 오후들어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는 '전강후약' 장세가 날마다 이어지자 25일 전문가들은 "당장 내일 시장이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미리 주식을 매수해 불안해 하지 말고, 지수상승의 연속성이 보일 때까지 현금비중을 늘려 기다려야 할 때라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무엇보다 앞으로는 기업분석에 근거한 바텀업(Bottom-up) 방식이 아닌 매크로(거시경제) 위주의 탑다운(Top-Down)으로 매매해야 유리할 것"이라며 "업종내 시가총액 1위 종목 등 시총상위주 위주로 매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증시악재는 모두 노출됐으나, 시장의 회복속도가 더딘 것은 투자자들이 아직까지 실물경제 훼손이라는 실체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 훼손의 폭과 속도가 드러날 9월 이후 11월까지 3개월간 시장대응이 투자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매크로 상황은 9월 초부터 눈으로 직접 확인될 것이며,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기업들의 실적 가이던스 역시 11월 이후 본격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악재 노출로 인해 시장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동시에 급반등을 이끌어 낼 이슈도 거의 없다"며 "시장이 상승하려면 국내 펀더멘털 모멘텀(상승동력)이 예상보다 견조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줘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의 정책변수가 시장의 반등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예상치 못했던 정책이 발표돼야 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그는 "시장이 이미 예상하고 있는 시나리오 정도의 정책변수라면 시장이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글로벌 증시의 분위기 반전을 위해선 글로벌 정책공조가 이뤄져 투자자들이 예상치 못한 정책변수가 도출돼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책변수에 앞서 미리 주식비중을 늘리기보다 재정위기에 처한 선진국들이 내놓는 해결책을 본 뒤 매매에 나서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프랑스와 중국, 미국의 정상들이 글로벌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정책 카드를 잇따라 꺼내 보일 것으로 예상돼 지수가 더 이상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지수의 방향이 뚜렷해 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수가 1700~1800선 사이를 오가며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주식비중을 줄이면서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매매하는 게 낫다"며 "특정 섹터(업종)를 골라 매매하기 보다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크거나 해외 모멘텀이 높은 업종 위주로 매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