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26일부터 금 선물거래 유지증거금을 27% 올린다. CME의 증거금 인상 발표가 나온 2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12월물은 전날보다 5.6% 하락한 온스당 1785.20달러를 기록했다. 2008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12월물은 26일 0시 현재 1744달러까지 떨어졌다.

마켓워치는 CME가 이달 들어 두 번째로 금 선물거래 유지증거금을 인상,5500달러에서 7000달러로 27% 올린다고 25일 보도했다. 지난 10일 증거금을 4500달러에서 5500달러로 22% 상향조정했었다. CME는 또 금 선물거래 개시증거금도 7425달러에서 9450달러로 올릴 전망이다. 25일 장 마감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선물거래 유지증거금은 계약위반이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로 투자자들이 선물거래를 할 때 중개회사나 결제기관 등에 내는 돈이다. 증거금이 인상되면 거래비용 부담 탓에 상품 가격이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 지난 4월 말 은값이 치솟자 CME는 거래증거금을 한 달간 네 번 올렸다. 은값은 30% 가까이 떨어졌다.

CME가 증거금을 인상하는 것은 온스당 2000달러를 육박하고 있는 금값 오름세를 꺾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CME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금값 하락은 단기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 중앙은행(Fed)의 새로운 양적완화 조치가 나오기 전에 이익을 실현하려는 물량이 매물로 나왔을 뿐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큰 변화가 없다는 것.

반면 금값 버블이 꺼지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금값의 과도한 오름세로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지기 시작했고 Fed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가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