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SK 등 그룹 계열사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그룹주펀드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자동차 · 화학 · 정유 등 대형우량주 중심으로 시장이 급락하면서 최근 수익률은 부진하지만 저가 매력은 그만큼 높아졌다는 평가 때문이란 분석이다.

25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월 한 달간(25일까지) 그룹주펀드에는 4749억원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ETF제외) 순유입액 2조5235억원의 18.8%에 해당하는 액수다. 15개 그룹에 나눠 투자하는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 1'에 1466억원이 흘러든 것을 비롯해'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2'(828억원)'KB한국대표그룹'(771억원) 등으로 순유입 규모가 컸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반등을 대형주가 견인했지만 낙폭을 고려하면 대형주의 저평가 매력은 여전하다"며 "특히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2001년 이후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대비 1~5.6%의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 것과 달리 대형주는 16% 디스카운트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대형주의 낙폭이 지나치다며 매수 의견을 내놓고 있다. UBS증권은 "25% 이상 조정을 받았고 과거 좋은 수익률을 보여준 종목 중심으로 매수에 나설 것"을 권하며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S-Oil 삼성중공업 LG화학 등을 추천했다. RBS증권도 SK이노베이션 S-Oil GS홀딩스 등 정유업종에 대해 "아시아 경쟁업체들에 비해 15~20%가량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며 "저가 매력이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정보기술(IT)은 오랫동안 밸류에이션이 낮아 중기적으로 투자해볼 만하지만 차 · 화 · 정은 고점에서 물려 있는 투자자들이 많아 주가가 오르면 매도물량이 쏟아져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