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코스피지수는 미국 중앙은행(Fed) 연례행사인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관망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25일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으나 장중 점차 상승폭을 줄여 '전강후약' 장세를 나타냈다. 전날 뉴욕증시가 미국 제조업지수 개선 등에 힘입어 사흘 연속 오름세를 이어간 상황에서 코스피지수도 2% 이상 급등세로 장을 출발했다. 장 초반 상승폭을 키워 1800선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이후 프로그램 매물이 발목을 잡아 상승 폭을 축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미국 고용지표 부진 등으로 하락 마감했다는 점은 투자심리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14∼20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가 전주 대비 5000명 증가한 41만700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40만5000명)를 웃돈 수치다.

벤 버냉키 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하루 앞두고 특별한 경기부양책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점도 증시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증권업계에선 벤 버냉키 Fed 의장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인 상황이란 점에서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이미 증시에 일정부분 반영됐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벤 버냉키 의장 연설에 대한 기대가 시장 반등을 견인하고 있지만 이후 경제지표 부담을 감안하면 증시 상단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가격매력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상단과 하단이 모두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지난해 잭슨홀 연례연설을 통해 (벤 버냉키 의장이) 2차 양적완화(QE2) 정책 계획을 밝혔던 만큼 현 시점에서 시장은 미국의 추가부양책 발표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며 "대내외 여건상 시장 기대치를 뛰어 넘는 강력한 카드를 내놓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즉시 증시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만큼의 파격적인 통화정책 혹은 재정정책을 사용하기엔 미국의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세계 경기 회복에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는 수요창출 여력을 보유한 중국의 입장을 고려하면 미국이 적극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기 쉽지 않은 시점"이라며 "유럽 금융불안이 남아있지만 실물 경제지표는 강력한 부양책을 필요로 할 정도로 둔화되지 않았다는 점도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킬 카드가 나올지 확신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최근 주가 반등이 잭슨홀 연설 이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현 시점에서 희망적인 기대만을 전면에 내세우는 대응은 부담스럽다"며 "변동성에 대한 대비가 필수적이고, 기술적 트레이딩(단기매매) 관점을 유지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