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D램 가격의 급락에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주가 하락이 컸고 D램 가격의 반등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6일 오전 11시15분 현재 하이닉스는 전날보다 5900원(2.89%) 오른 1만7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날 하이닉스 주가 상승의 주된 배경으로 일일 현물 D램 가격의 반등을 꼽았다. 현물가는 고정가격에 선행하는 지표로, 9월 고정가격이 더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대만의 반도체 가격 정보업체의 D램익스체인지는 8월 하반월 2Gb DDR3 D램의 고정가격이 상반월 대비 9.2% 하락한 1.19달러, 1Gb DDR3 D램 가격은 14.7% 하락한 52센트라고 전날 발표했다. 또다시 사상 최저가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하지만 현물 가격은 최근 반등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현지시간) DDR3 2Gb (256Mx8) 1333MHz의 가격 평균은 전날보다 0.51% 상승한 98센트로 나타났다. 전날 소폭 반등했던 DDR2 1Gb(128Mx8) 800MHz의 가격 평균은 1.03달러를 유지했다. 다만 DDR3 1Gb (128Mx8) 1333MHz 가격 평균은 전 거래일 대비 0.60% 하락한 67센트를 기록했다.

김장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일일 현물 가격은 한 달에 두 번 집계되는 고정가격에 선행하는 의미가 있다"며 "추세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현물 가격이 일시적으로나마 반등했다는 것 자체가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도연 LIG증권 연구원 역시 "비록 고정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현물 가격이 반등했다는 것은 9월 상반월에 고정가격의 추가적인 하락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침이 된다"고 언급했다.

세계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반도체 시장에서 수요 회복보다 업체들의 공급 조절을 통한 가격 회복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최 연구원은 "D램 수요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공급 증가율 둔화에 따른 D램 수익성 회복이 전망된다"며 "낸드 시장은 안드로이드·윈도 진영의 본격적 마케팅과 SSD 수요 대기 등의 이유로 수요 증가에 의한 성장 스토리가 유효하다”고 말했다.

특히 최 연구원은 “4분기에는 D램 가격 안정화와 공정 전환을 통한 원가 개선으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수익성은 3분기보다 개선될 것"이라며 "최근 주가 하락으로 가격 메리트(이점)까지 부각돼 중장기적 관점에서 매수기회를 포착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현물가격 반등이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보면서 시장 반응을 살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현물 가격이 전날 오른 것은 맞지만 (수요 쪽 회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앞으로 어떨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현물가의 상승이 좀 더 이어지거나 상승 각도가 어느 정도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하며 거리를 뒀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