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를 해킹해 사용자의 비밀번호를 빼돌린 해커가 신용카드를 부정 발급받았다는 주장에 대해 SK컴즈가 "증거가 없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26일 SK컴즈와 외환카드 등에 따르면 네이트 해킹 피해자인 구모씨는 지난 9일 카드사로부터 카드가 추가 발급됐다는 문자를 받았다. 구씨는 카드 추가 발급 신청을 한 적이 없는데다 네이트 비밀번호까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따라 구씨의 네이트 메일이 해킹돼 이곳을 통해 받아온 카드 명세서 상의 정보가 악용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외환카드 관계자는 "네이트 개인정보 유출 사건 때 구씨도 피해를 입었고, 네이트 메일을 통해 카드 명세서를 받아보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추정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SK컴즈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상황은 우리와 직접적 연관성이 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며 "해커의 소행이라고 인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외환카드에 책임 소재와 관련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며 경고장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트가 아닌 다른 경로로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풀이도 나온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트나 싸이월드에서 쓰는 것과 동일한 아이디ㆍ비밀번호를 쓰는 다른 사이트를 통해서도 유출된 개인정보가 악용됐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SK컴즈 관계자는 "현시점의 기술상으로는 암호화된 비밀번호가 해독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향후 비밀번호가 풀릴 가능성과 함께 2차 피해의 우려도 있으므로 네이트 싸이월드뿐만 아니라 다른 사이트의 비밀번호도 자주 바꿔달라"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