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시장이 변화무쌍하게 출렁이고 있다. 투자대상인 국내외 주식과 채권,금 · 은 가격이 급등락세다. 부동산시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의 영향으로 안갯속으로 빠져든다.

투자자는 물론 전문가들도 "지금까지 예측했던 방법으로는 당분간 방향을 가늠할 수 없다"며 혼란스러워한다. 그만큼 변동성이 크고,위기 요인이 단기에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인다는 얘기다.

불교에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는 말이 있다. 모든 게 항상하지 않는다,즉 변한다는 이치다. 생멸변화(生滅變化)하며 잠시도 같은 상태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상관(無常觀)은 단순히 비관적인 덧없음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불교도들은 설명한다. 무상하기 때문에 집착하는 탐욕을 버리고 오늘 하루를 헛되지 않고 정진하라는 뜻이라고 한다.

굳이 불교용어까지 인용한 것은 재테크 시장의 대변화를 한 발 떨어져서 바라보자는 취지에서다. 과거의 예측과 법칙이 안 통하고,더 큰 변화가 닥친다고 해서 안절부절못하고 동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재테크 고수들의 충고다. 대신 "그러려니" 하고 평정심을 갖고 리밸런싱(rebalancing · 재산배분원칙에 맞춰 조정)의 기회를 삼으라고 강경원 하나은행 압구정 PB센터장은 당부한다. 그는 "위험이 높은 해외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줄이는 만큼 국내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리밸런싱하라"고 조언했다. 국내 주식 및 채권과 관련,새로 투자하기보다는 금융상품 만기로 찾은 돈이나 여윳돈이 있다면 다음달 초까지 놔뒀다가 방향성이 보이면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하라고 덧붙였다.

부동산시장에서는 한강르네상스 수혜지역인 한강변 재건축예정 아파트에 투자하는 분위기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로 불투명해졌다. 대신 규제가 확 풀린 오피스텔이나 다가구 임대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김일수 씨티은행 팀장은 "당분간 시장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양도세와 취득 · 등록세 감면혜택을 받을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투자도 고정불변하지 않는 무상(無常)의 원리에 따라 움직여보자.

정구학 편집국 부국장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