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은 리비아 시민군들이 카다피의 요새인 바브 알아지지야를 점령한 뒤 라이스 전 미 국무장관의 사진들로 가득찬 앨범을 찾아냈다고 26일 보도했다. AP통신은 "카다피가 라이스 전 장관에게 각별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는 증거"라며 "시민군의 전리품 중 가장 독특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앨범은 요새 내부의 한 방에서 포르노 잡지 및 영상물들과 함께 발견됐다. 앨범에 담긴 사진들은 대부분 2008년 9월 라이스 전 장관이 미 국무장관으로는 55년 만에 처음으로 리비아를 방문했을 때 찍은 것들이거나 국제회의에서 연설하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들은 라이스 전 장관의 얼굴이 확대된 것이 특징이다. 당시 미국은 리비아의 대량 살상무기 및 테러포기 대가로 경제제재 완화를 제시했었다.
카다피의 '라이스 사랑'은 당시에도 유별났다. 라이스를 '리자'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것은 물론 라이스를 요새로 초대해 만찬을 열었다. 또 자신의 얼굴을 새긴 로켓 펜던트 목걸이와 다이아몬드반지,리비아 전통 현악기 등 총 21만2000달러어치의 선물공세를 펴기도 했다. 그러나 라이스 전 장관은 카다피의 선물을 미 정부에 귀속시켰다.
라이스 전 장관은 카다피의 둘째 아들인 사이프 알이슬람과 염문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당시 한 터키언론은 라이스가 아랍 지도자의 아들과 사랑에 빠져 유럽과 미국에서 밀애를 즐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라이스의 애인이 사이프 알이슬람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