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일부 단과대 학생회 등 학내 21개 단체는 26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추행 의대생을 출교하라고 학교 측에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학교 측은 삼성 이건희 회장 박사학위 수여 반대 시위를 주도한 학생들을 2006년 본관 점거 투쟁을 구실로 2주 만에 출교했다" 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80일이 지나도록 가해 학생을 징계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학교 당국의 이런 태도는 출교가 아닌 퇴학 조처를 내릴 것임을 시사한다" 며 "교화 가능성을 고려하더라도 가해 학생이 학교로 돌아와 피해자와 같은 공간에서 지낼 가능성을 열어두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학교 의대 남학생 3명은 지난 5월 경기도 가평의 한 민박집에서 동기인 여학생을 집단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하지만 고려대는 지난 16일 비공개 상벌위원회(상벌위)를 열어 가해 학생들에게 징계 수위를 결정했지만 총장 승인이 날 때까지 결과를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학교 안팎에서는 '퇴학' 수준의 징계가 내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고려대 학칙에 따르면 퇴학 처분을 받더라도 한 학기만 지나면 재입학이 가능하다. 그러나 출교 조치가 내려지면 재입학이 불가능해 의사 자격증을 받을 수 없다.

재학생과 시민단체 등은 "가해자들은 의사에게 요구되는 윤리적 자질을 스스로 저버렸다"며 출교 조처를 내리라고 학교 당국에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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