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소장파 의원들이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복지 확대를 외친 저변에는 '지역의 민심 이반'이 자리하고 있다. 대부분의 서울지역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의 지역구가 이번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평균 투표율인 25.7%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소장파 의원들은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 약체로 꼽히던 '황우여-이주영' 조합을 당선시키며 정치 전면에 등장했다. 이들은 '반값등록금'과 '추가 감세 철회' 등을 통해 한나라당이 좌클릭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특히 차기 총선을 위해선 재정을 투입해서라도 서민복지 정책을 대폭 확충해야 떠나간 민심이 돌아온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장파의 리더격인 정두언 의원 지역(서대문을)은 22.6%의 투표율을 기록해 48개 지역구 중 36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18대 총선에서 얻은 25.9%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서대문지역은 뉴타운 정책 실패로 인한 전세대란 등으로 민심 이반이 가장 심한 지역 중 하나로 알려졌다. 소장파 중 개혁 목소리를 가장 많이 내온 김성식 의원의 지역인 관악갑의 투표율은 19.6%에 불과했다.

취임 직후 '우파 포퓰리즘'을 주창했던 홍 대표의 지역도 투표율이 저조했다. 그의 지역구인 동대문을은 23.8%를 기록해 28위였다. 친박 내 소장파로 통하는 구상찬 의원(강서갑)도 22.0%의 투표율로 38위에 머물렀다. 구 의원은 서울지역 친박 의원 중 이번 주민투표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이 밖에 김성태(강서을 25.1%) 윤석용(강동을 25.0%) 김선동(도봉을 24.5%) 정태근(성북갑 23.6%) 권택기(광진갑 23.5%) 김용태(양천을 20.1%) 등 대표적인 소장파 의원들의 지역구 투표율도 평균 투표율에 한참 못 미쳤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