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체서 먹고 자며 현장실습…입사 1년 만에 연봉 3000만원
작년 7월 에쓰오일 온산공장에 입사한 김계록 씨(27).올 2월 울산과학대 환경생활화학과를 졸업하기도 전에 국내 대표적 정유업체인 에쓰오일에 입사했다. 김씨는 "4년제 대학에서 호텔관광학과를 2년간 다니다 그만두고 울산과학대에 입학한 것이 취업 성공 요인"이라고 말한다. 산학 밀착형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에 다니면서 대기업 생산현장을 견학하며 기술을 배우고 익힐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입사한 지 1년 만에 웬만한 4년제 대학 졸업자보다 많은 3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산업체서 먹고 자며 현장실습…입사 1년 만에 연봉 3000만원
그동안 에쓰오일 온산공장에 취업한 울산과학대 졸업생들은 모두 235명.전체 생산직 사원 1699명의 14%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이 대학 졸업생들은 현장에 바로 투입해도 될 만한 숙련기술을 지녀 채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울산과학대 졸업생들은 에쓰오일뿐 아니라 LG화학 삼성정밀화학 GS칼텍스 SK케미칼 호남석유 등 국내 대형 석유화학 기업 곳곳에 채용되고 있다. 이 대학이 취업 명문학교로 떠오른 것은 든든한 재단(현대중공업그룹)과 뛰어난 입지(울산공업단지) 덕분이 크다. 여기에 졸업과 동시에 산업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맞춤형 기술인력 양성에 대한 노하우까지 갖췄다. 높은 취업률은 입학 경쟁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 2월 전문대와 4년제 대학 졸업자 125명이 지원했지만 40명만 최종 합격자 명단에 올랐다. 대학 관계자는 "지원자 중 절반가량이 부산 대구 울산 등 영남권 소재 4년제 대학 졸업생이었다"고 말했다.

영진전문대 하이닉스반(전자정보통신계열) 학생 51명은 지난 22일부터 내년 2월 졸업 때까지 하이닉스반도체의 경기도 이천과 청주 사업장에서 인턴 과정을 밟고 있다. 인턴 학기를 마치면 대부분 이 회사에 채용된다. 컴퓨터응용기계계열과 2학년 학생들도 LG디스플레이 구미사업장에서 실습 중이다.

영진전문대의 힘은 주문식 교육에서 나온다. 기업으로부터 필요한 교육 내용을 주문받아 수업을 편성하는 것이다. 덕분에 올해 취업률이 지난해(64.6%)보다 13.6%포인트나 높아졌다. 일본 최대 규모의 자동차설계 업체인 트랜스코스모스와 학생 선발 협약을 맺는 등 최근에는 해외 업체와도 주문식 교육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 대학 장영철 총장은 "기업 맞춤형 주문식 교육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1968년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설립한 영남이공대는 특성화된 교육과정과 1 대 1 방식의 학생진로개발프로그램으로 취업률을 높였다.

울산=하인식/대구=김덕용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