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은 줄 알았던 '車엔진' 코스피 반등 이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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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4일 연속 상승…기아·모비스·부품사도 강세
외국인·기관 쌍끌이 매수…日경쟁사 반격 채비는 부담
외국인·기관 쌍끌이 매수…日경쟁사 반격 채비는 부담
현대자동차를 필두로 한 자동차 관련 주가가 강하게 상승하면서 코스피지수 반등을 이끌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 3인방'은 물론 관련 부품주도 연일 강세다. 자동차주의 상승에 힘입어 2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81%(14.37포인트) 오른 1778.95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정보기술(IT) 관련 주가가 주춤한 상황에서 자동차주가 증시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 주가 연일 상승
현대차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2.12%(4000원) 오른 19만2500원에 마감했다. 지난 23일 10.22% 급등한 이후 4일 연속 상승세다.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도 각각 2.76%와 4.77% 올랐다. 현대차그룹에 납품하는 부품사 주가도 강세다. 만도(1.18%) 세종공업(2.61%) 평화정공(7.28%) 한라공조(1.14%) 에스엘(4.66%) 등이 이날 모두 1% 넘게 상승했다.
차 · 화 · 정(자동차 화학 정유)의 선두주자로 상반기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자동차가 앞으로 반등장에서도 주도주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RX 자동차지수는 22일부터 26일까지 코스피지수 상승률(3.99%)보다 3배 높은 12.0% 오르며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경기 불황에 내성
최근 낙폭이 컸던 데 따른 저가 매수세가 자동차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633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지만 현대차 3인방 주식은 54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16일 이후 9일간 외국인은 현대차를 1237억원 순매수했고 현대모비스와 기아차도 각각 1052억원과 504억원 순매수했다. 기관들도 최근 자동차주에 대해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돌아섰다. 배성영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현대차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배 이하로 200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저가 매력이 부각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될 가능성이 있지만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해 불황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조수홍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대차 등은 이미 해외 수출 주문을 많이 받아놓고 있어 최소한 다음달까지는 예상했던 수준 이상의 실적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차 반격이 변수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업체가 대지진의 충격에서 벗어나 반격에 나서고 있는 점이 변수다. 도요타가 오는 10월 신형 캠리를 내놓는 것을 비롯해 혼다 닛산 등이 주력 모델을 교체한다. 중국 인도 등 주요 신흥국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점 또한 우려된다. 중국의 지난달 자동차 판매대수는 127만53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2.2% 증가에 그쳤고 인도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2.0% 감소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자문사들의 매수 여력이 관심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문사들은 수탁액의 90%를 차 · 화 · 정으로 채울 만큼 자동차 관련주를 많이 사들였다"며 "이들이 자동차주를 추가로 매입하기보다는 다른 업종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손성태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