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 각양각색의 포르쉐 25대가 모였다. 차값만 모두 합해 38억원.카레라,911터보,박스터,파나메라,케이엔…. 포르쉐 라인업이 국내에 총출동한 건 독일 본사에서 개최한 '포르 월드 로드쇼' 때문.해마다 전 세계를 순회하며 포르쉐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2008년 이후 3년 만이다.

시승회는 긴장과 흥분의 연속이었다. 카레라,카이맨,파나메라,카이엔 등 포르쉐의 대표 모델을 2인1조로 서킷을 돌았다. 처음에 짧은 곡선을 빠져나와 1.2㎞의 직선로를 시속 200㎞ 이상으로 통과했다. 그리고 또 다시 곡선코스를 빠져나와 S자 코너 관문도 넘어서야 한다. 쿠페형인 카레라와 카이맨이 날렵했다면 세단형 스포츠카 파나메라는 안정된 느낌이었다. 카이엔은 여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견줄 수 없는 포르쉐만의 스피드와 부드러움을 맛볼 수 있었다.

두 번째 강의는 스키 활강과 같은 자동차 슬라롬(slalom).포르쉐 박스터를 타고 결코 넓지 않은 콘 사이를 수십차례 빠져 나와야 한다. 휠을 잡고 오른쪽으로 90도,왼쪽으로 90도 돌리면서 동시에 액셀을 밟았다 뗐다를 반복해야 한다. 중요한 건 타이밍과 리듬이었으나 빨리 들어와야 한다는 압박감에 콘을 넘어뜨리기 일쑤.

마지막 강습은 브레이킹이었다. 911 터보로 급가속과 급제동을 하는 시간이다. 왼발로 브레이크를,오른발로는 액셀을 끝까지 밟아 rpm을 5000 이상까지 고정시킨 뒤 브레이크에서 왼발을 갑자기 떼며 웅장한 소리와 함께 총알같이 튀어나간다. 2초면 200㎞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게 포르쉐 쪽 설명.하지만 잔뜩 긴장한 새가슴 운전자에게는 눈깜짝할 사이 100㎞ 속도로 튕겨나가는 것도 벅찼다.

영암=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