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아우디 A7'을 보면 '아름답다'는 생각부터 든다. 이 차는 아우디 A6와 A8 중간급 모델이다. 모양도 세단이라고 하기엔 뒷부분이 짧고 스포츠카라고 하기엔 세단을 닮았다. 아우디는 이를 '5도어 쿠페'라고 정의했다. 실제로 외관을 살펴보면 길이는 4969㎜로 5m에 가깝고 넓이도 1911㎜로 2m 수준이다. 이는 대형차와 비슷하지만 높이는 1420㎜로 낮아 큰 동물이 엎드린 느낌이다. 이는 역동적인 인상을 주면서 고속 주행 시 차체가 도로에 낮게 깔리면서 안정감을 제공한다. 이 같은 '멋진 별종'이 국내시장에 출시된 것은 그만큼 국내 수입차 시장이 성숙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A7은 A6보다 힘이 세고 A8보다 역동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이 특징이다. 3ℓ 6기통 휘발유 직분사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모델은 최고 출력 310마력,최대토크 44.9㎏ · m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8초 만에 도달한다. 인천공항고속도로를 달려봤다. 상시 4륜구동 시스템에서 비롯된 안정적인 승차감과 정숙성,민첩한 드라이빙 성능은 '역시 아우디'라는 말이 나오도록 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아우디 특유의 빠른 반응을 통해 금세 시속 150㎞까지 부드럽게 올라간다. 하지만 최고 속도는 아쉬웠다. 계기판 숫자는 300㎞까지 적혀 있지만 최고 속도는 차체 내 속도제한 설정으로 시속 210㎞를 넘지 못했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의 버튼들은 운전자를 향해 약간 기울어진 '콕핏 구조'여서 그만큼 편했다. 아우디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내비게이션 시스템도 개선됐다. 아우디 본사에서 한국형으로 직접 개발했으며 터치패드 등을 이용해 조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익숙지 않은 탓인지 목적지 설정이나 경로검색이 쉽지 않았고 과속카메라나 과속방지턱 등을 종종 예고없이 지나쳤다.

넉넉한 트렁크는 왜건을 연상케 한다. 트렁크 용량은 535ℓ이며 뒷좌석을 접으면 1390ℓ까지 늘어나 부피가 큰 짐들도 넉넉하게 싣고 달릴 수 있다. 품격을 유지하면서 다이내믹한 스타일과 주행감을 원하는 드라이버들에게 알맞은 차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