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2009년 총리직에 취임한 이후 줄곧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3개국의 공동체 시대를 역설해왔다. 2009년 3국 정상회의에서 그 구상을 실현시킬 방안으로 3개국 대학의 교류 확대를 담은 '캠퍼스 아시아'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3국 협력의 해법을 인재 공동 육성을 통해 찾겠다는 것이었다.

2002년 엔론의 천문학적 분식회계와 아서앤더슨의 부실감사 문제로 월가의 회계 신뢰성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미국 정부는 부랴부랴 회계 개혁법안을 만들고 회계감독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위기 대응에 나섰다. 폴 볼커 전 미국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위원장은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회계감독위원회의 예산 강화를 주문했다.

위원회가 제 기능을 발휘하고 미국 경제의 신뢰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높은 몸값을 들여서라도 탄탄한 인재 풀을 구성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독일의 두뇌'로 불리는 파울 놀테 독일 성장혁신위원회 위원.그는 극심한 실업률로 독일 경제가 흔들리던 2006년 '위험사회와 새로운 자본주의'라는 저서를 통해 리스크 회피에만 젖어 있는 과거의 시스템을 벗어나 새로운 방식의 자본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다. 그리고 그 근간으로는 인적 자본의 강화를 제시했다. 새로운 자본주의 아래에서는 개개인에 대한 교육 강화와 인재 유치가 국가 경쟁력의 토대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세계의 정계,경제계,학계 리더들은 새로운 변화와 난제에 맞닥뜨리면 어김없이 '사람'에서 답을 찾았다. 이들이 '인재 육성의 허브'로 떠오른 한국에 총집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 인재포럼 2011'에는 세계 석학과 전문가들이 모여 글로벌 경제위기와 초고령 사회라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맞아 그 해법과 인재 육성 방안을 모색한다.

기조연설은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와 볼커 전 경제회복자문위원장이 각각 맡는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54년간의 자민당 일당 체제에 종지부를 찍은 인물로 대표적 지한파 인사로 꼽힌다. '우애에 바탕을 둔 아시아 중심 외교'로 동아시아 3국 간 관계에 훈풍을 불러왔다.

볼커 전 위원장은 뉴욕연방은행 총재와 중앙은행 의장을 거쳐 오바마 정부에서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를 이끌었다. 미국이 금융위기에 빠지자 투자은행 규제 방안인 '볼커 룰'을 제정하는 등 금융개혁을 주도했다. 이들 외에도 세계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의 전문가들이 대거 방한한다.

연간 19억달러의 예산을 거머쥐고 미국 내 11개 직업성인교육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브랜다 댄 메시에 미국 교육부 차관보,독일과 외국의 학술교류를 담당하는 독일학술교류처(DAAD)의 막스 후버 부총재 등이 대표적이다.

학계에서는 '코칭의 마술사'로 불리는 로버트 하그로브 미국 하버드대 리더십프로젝트 소장과 저명 정치철학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국제관계학 교수,중국의 대표 경제학자 황웨이핑 런민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의 저자 라젠드라 시소디어 미국 벤틀리대 교수(마케팅),독일 사회의 혁신을 자문하고 있는 파울 놀테 독일 베를린자유대 교수(역사문화학부) 등도 올해 포럼을 찾는 석학들이다. 두 사람은 '상생과 동반성장의 4대 교과서' 저자로 불린다.

재계에서는 세계적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기업인 버슨마스텔러의 해럴드 버슨 회장을 비롯해 러스 헤게이 베인앤컴퍼니 부회장,콘래드 울프램 울프램연구소 소장,제니스 하우로이드 액트원(ACT-1) 회장 등이 인재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