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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데스크] 부동산 시장 더 망가뜨리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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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을 작동시키는 축은 수요와 공급이다. 가격을 결정하는 자연스런 메커니즘이다. 정책이라는 외생 변수도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부동산 시장 관련 정책들은 집값 안정에 무게가 실린 내용이 많다. 시장 흐름을 바꾸려는 부동산 정책들은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았다. 분양가 상한제는 여전히 시장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정책 가운데 하나다.

    2007년 1월 노무현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9월 실시'를 발표했다. 건설사들이 고분양가를 책정해 기존 집값을 밀어올리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 예고는 밀어내기 분양을 가져왔다. 2004년부터 3년간 46만가구 수준을 넘지 못했던 신축 허가물량은 2007년 55만가구를 넘어섰다.

    현재 수도권에 남아 있는 미분양 중대형 아파트의 대부분은 분양가 상한제 직전의 밀어내기 물량이다. 무더기로 건축허가 받은 단지 가운데 시장이 원하는 평형과 지역이 아닌 물량들이 외면받은 결과다. 건설사들은 많은 이익을 좇다 대규모 미분양에 처했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규제 시행 전에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건설사들의 항변도 일리가 있다.

    미분양 물량은 건설사들의 신규공급 역량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부문 물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분양가 상한제 이후 건설사들이 일손을 놓은 것이 공급부족으로 이어져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국토해양부 관계자)란 분석은 그래서 나온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세난이 우려되면서 전 · 월세 상한제가 다시 논의되고 있다. 전 · 월세 상한제는 가격(전셋값)을 인위적으로 억제한다는 점에서 집값을 떨어뜨리려 했던 분양가 상한제와 닮았다. 시장이 우려하는 대목이 바로 이 부분이다.

    전 · 월세 물건은 공공 임대와 민간 전세가 주류다. 재원 부족으로 LH나 서울시 산하 SH공사의 임대 공급은 눈에 띄게 줄었다. 민간 공급은 다주택자들이 맡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 집값이 내림세를 보이는데 추가 매수해 임대를 놓을 투자자는 많지 않다. 집값이 떨어지면 전 · 월세로 눌러 앉으려는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권도엽 국토부 장관이 '8 · 18 대책'에서 세제 혜택을 받는 임대사업자를 확대한 배경이다.

    전 · 월세 상한제는 임대수입도 불확실하게 만들며 시장을 위축시킨다. 주택시장 침체는 베이비 부머들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내집마련과 자녀교육에만 '올인'한 이들에게 노후대책이 실종됨을 의미해서다. 2차대전 종전 후 태어난 단카이세대(1946~48년생)들이 대거 은퇴한 1990년 이후 매물 증가로 집값이 반토막 난 일본의 선례가 한국에서 나타날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 베이비 부머들의 노후보장재원은 결국 후대들의 세금 부담이다.

    무상급식 투표 이후 정치권의 포퓰리즘적 정책은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전 · 월세 상한제가 빠졌다며 '8 · 18 대책' 관련 당정회의를 취소했던 한나라당은 국토부 등 해당 부처를 다시 압박 중이다. 전세난은 포퓰리즘이 아닌 공급 확대로 풀어야 한다. 정치권은 전 · 월세 상한제 도입에 앞서 전세 공급을 늘리는 방안부터 고민해야 맞다. 공공임대 재원을 증액하고 민간임대를 늘리는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8 · 18 대책'을 시행하기 위한 관련법 개정안을 다루는 9월 정기 국회에 주목하는 이유다.

    박기호 건설부동산 부장 khpar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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