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시민군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NTC)가 새 정부로서 공식활동을 시작했다.

AFP통신은 NTC의 발표를 인용,NTC가 공식정부로서 활동에 착수했다고 27일 보도했다. NTC 부총리인 알리 알타르후니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기관 인수와 트리폴리 치안 유지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무스타파 압둘 잘릴 위원장과 마흐무드 지브릴 총리가 벵가지에서 트리폴리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NTC는 매일 1회씩 외신기자들에게 정권 인수 과정에 대한 브리핑을 실시하기로 했다. NTC는 또 "리비아 군과 경찰을 재건하기 위해 유엔의 도움을 기대한다"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외국 지상군의 리비아 주둔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세계 각국은 NTC를 리비아 공식정부로 인정하는 것을 두고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54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아프리카연합(AU)은 NTC를 리비아의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AU 대변인은 "카다피 측을 포함하는 통합적인 과도정부를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반면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40여개국은 NTC를 리비아 합법정부로 인정했다.

현재 무아마르 카다피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한 상태다.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카다피의 고향인 중부 도시 시르테의 주요 시설을 폭격했다. 시민군도 시르테 진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다피가 이미 리비아를 떠났다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집트 국영 메나통신은 "카다피 등 주요 인사들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6대가 알제리 국경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알제리 외교부는 이를 공식 부인했다. 짐바브웨에서 목격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편 리비아 자산동결 조치가 일부 해제됐다. NTC가 리비아 동결 자산 중 50억달러를 즉각 해제해달라고 촉구하자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리비아 자금을 운용하는 10억달러 규모 영국 헤지펀드 FM캐피털파트너스의 미국 내 거래를 허용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