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마음 산책으로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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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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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산수화와 서양의 풍경화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차이는 뭘까.
서양의 풍경화가 사각의 액자틀 밖에서 감상하는 그림인 데 비해 동양의 산수화는 감상자가 그림 속 풍경으로 들어가서 소요하는 마음 산책의 공간이다. 감상자는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아름다운 경치를 찾아 이곳저곳 마음의 다리품을 판다.
옛사람들은 그렇게 달랑 그림 한 장으로 그 속에서 수많은 풍류의 시간을 보내면서도 지루한 줄 몰랐다. 그곳은 즐거움이 샘솟는 가상현실의 공간이었다.
언제부턴가 그곳에 들어가려는 사람이 급격히 줄었다. 왜일까. 시대가 변하면 그림도 변해야 하는데 화가들이 여전히 도포 차림에 큰기침하며 들어오라 손짓한 탓이다.
한국화가 조용식 씨(43)는 이런 시대의 변화를 간파하고 현대적 산수 공간을 가꾸는 작가다. '정선'에서 보듯 예전의 점잔 떨던 산들은 역동적인 기세로 몸을 흔들고 무채색의 산하는 울긋불긋 모던한 색채감각을 뽐낸다. 오늘 그 상큼한 마음 산책의 공간으로 그대를 초대하고 싶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