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팔공산 인근 도학동에 막바지 공사 중인 116㎡ 짜리 한옥.기존 한옥과 비슷한 모양새지만 에너지 사용을 크게 줄인 '그린한옥'이다. 난방을 위해 1㎡당 연 1.5~2ℓ의 기름을 쓴다. 연 20ℓ 이상을 쓰는 한옥보다 10배가량 에너지 효율이 좋다. 신축 아파트(연 7~8ℓ)보다도 뛰어나다.

그린한옥 신축을 맡은 한국기술연구원의 강재식 연구위원은 "제로에너지 시범주택 단지에 짓는 그린한옥으로 한옥에 현대 건축기술을 조화시켜 에너지 · 환경부문의 고민을 풀었다"고 설명했다.

◆미래형 한옥 청사진은

현대 건축기술을 접목시켜 미래형 한옥을 만들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옥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면서 에너지 사용량의 10%만 쓰는 '그린한옥',빌딩 건축공법을 접목시킨 '과학적 한옥',건축비가 3.3㎡당 600만원 수준인 '보급형 한옥' 등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에너지 사용량을 크게 줄인 '그린한옥'을 추진 중이다. 패시브하우스(에너지 절감형 주택) 개념을 한옥에 적용했다.

강 연구위원은 "멋과 아름다움만으로는 한옥 대중화가 힘들다"며 "창호,벽체,지붕구조 등에 현대 기술을 접목하면 한옥의 전통성을 지키면서 에너지 사용량이 적은 그린한옥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1일부터 5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1 건축박람회'에서 '그린한옥관'을 마련,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한옥을 공개할 예정이다.

◆건축비 절반으로 낮춘다

설계와 생산을 연계한 빌딩건축공법(BIM)도 한옥에 도입되고 있다.

조전환 이연한옥 대표는 "BIM을 활용하면 한옥 고유의 특성을 살리면서 고객 요구에 맞춰 설계 · 시공이 가능하다"며 "지난해 서울 진관동에 BIM 활용 한옥을 완공한 데 이어 경북 상주,경기 이천에도 짓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적 설계방식을 쓰면 건축비도 낮아진다. 조 대표는 "20가구 이상의 한옥단지를 설계할 때 BIM을 활용하면 30~40% 이상 절감된다"며 "3.3㎡당 1200만원 정도인 한옥 건축비를 BIM을 활용한 보급형에는 500만~600만원까지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홈덱스는 충북 제천 충주호(청풍호)수변에 신한옥공법으로 31가구를 짓고 있다. 그린한옥 기술을 도입해 에너지 절감 효과를 누리면서 공법을 표준화시켜 건축비를 줄였다. 오는 10월 모델하우스를 공개하고 분양에 나선다.

이승훈 홈덱스 사장은 "자재와 공법의 표준화,시공과정의 현대화 등을 통해 건축비를 절반 이상 낮춰 한옥 보급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