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곽노현 사안은 대단히 충격적이고 유감스럽다"며 '책임있는 처신'을 촉구했다. 국민적 공분을 사는 금품 사안인 만큼 더 이상 끌고가다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일찌감치 선긋기에 나선 것이다.

손 대표는 "곽 교육감은 이러한 상황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인지 깊이 있고 심각하게 성찰하고,책임있게 처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이 민주당 소속은 아니지만 진보진영의 도움을 받아 당선됐다는 점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어느 때보다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정의 교육과 반부패 교육을 외쳐온 곽 교육감의 소식은 억장이 무너지고 성수대교가 또다시 무너지는 악몽을 되뇌이게 하는 충격"이라고 토로했다.

검찰 출신인 박 최고위원은 "돈의 전달 경위 등을 감안할 때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만큼 공인으로서 합당한 처신과 행동을 해야할 때"라며 사퇴를 압박했다. 정세균 최고위원도 "책임을 지는 것이 옳다"고 거들었고 조배숙 최고위원은 "진보진영 후보로 반부패 법치주의 전도사를 자임했던 만큼 정치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퇴론을 폈다.

민주당은 곽 교육감의 금품 파문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미칠 악영향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자칫 진보진영 전체의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르지 않을까 경계하는 모습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곽 교육감 사건이 생각보다 큰 내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더 강경하게 사퇴를 촉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조기 과열 양상을 빚던 서울시장 경선 분위기도 가라앉는 분위기다. 31일 저서 '중산층 빅뱅' 출판기념회 자리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던 추미애 의원은 행사를 연기했다. 추 의원은 트위터에 "곽 교육감 사건은 진보의 위기다.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불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