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임원들이 자사주를 잇따라 사들이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중 LG전자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공시는 9건에 달했다. 지난 달(3건)보다 3배 증가했다. 배원복 부사장은 지난 19일 LG전자 4000주(2억1840만원 상당)를 사들였다. 곽우영 부사장을 비롯해 박종석 부사장,이쌍수 상무 등도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반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170만주를 순매도 하고 있다. 이날 LG전자는 6.96%(4000원) 상승했다. 8거래일 만에 6만원대로 올라서긴 했지만 올 들어서만 52.11% 급락한 상태다.

시장에선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이 투자 심리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재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회사 내부를 잘 아는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LG전자의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배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 때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측면에선 매력적이지만 상승 모멘텀이 없다는 점은 부담으로 지적된다. 조진호 SK증권 연구원은 "회사 측은 올 3분기 휴대폰 출하량을 2분기(2480만대)보다 줄어든 2300만대로 예상하고 있다"며 "시장은 10% 커지는데 출하량은 오히려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의 임원 6명도 이달 들어 자사주를 사들이는 등 자사주 매입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LG그룹 관계자는 "정보기술(IT) 업황 부진으로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내년 이후를 보고 사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