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진 "프랑크 소나타 4색 선율로 멋진 가을밤 선사할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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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 씨 14일 바이올린 독주회
"'보 수아(Beau Soir)'라는 타이틀처럼 프랑스의 아름다운 밤이 그려질 거예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프랑크의 소나타를 네 가지 감성으로 풀어냈거든요. 주제가 있는 독주회를 만든다는 게 쉽진 않았죠.기획에만 몇 달이 걸렸고,300곡 이상을 들어가며 겨우 컨셉트를 찾아냈어요. 수첩에 가득 적은 메모들도 끝이 없고요. "
바이올리니스트 정유진 씨(사진)가 오는 14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특별한 독주회를 연다. 바이올리니스트 겸 작곡가인 외젠 이자예의 결혼 선물로 쓰였던 프랑크의 소나타를 사랑할 때 느끼는 네 가지 감성으로 풀어낸다. 이쯤되면 연주자보다 공연기획자에 가깝다.
"프랑크 소나타의 4개 악장은 그 자체로 완전한 구성이라 연결해 들으면 각각이 보석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집중해서 한 번에 들으면 질릴 수 있는 부분이 있죠.1악장은 첫 만남의 설렘이 흐드러지는 벚꽃처럼 아련하게 떨어지고,2악장은 휘몰아치는 긴장과 갈등이 으르렁거리고,3악장은 외로움과 환상,4악장은 축복과 행복이 각각 드러나요. 드뷔시의 '아름다운 저녁''내 마음에 눈물이 흐른다'나 생상의 '죽음의 무도',크라이슬러의 '슬라보닉 판타지' 등 각 악장과 어울릴 만한 시나 삽입곡을 찾아내 연결고리를 만들었어요. 관객도 음악을 들으며 제가 느끼는 감정을 공유할 수 있게요. "
정씨는 예원학교,서울예고,서울대 음대와 미국 보스턴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를 졸업하고 오스트리아 등에서 연주 활동을 했다. 2001년 귀국 독주회를 계기로 세종문화회관 유망신예로 선정돼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그는 재외 한국 대사관 초청으로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 연주를 시작으로 케냐,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평화음악회,6 · 25 참전국 순회콘서트 등 국제교류 페스티벌 연주를 열며 민간 외교사절로 활동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유랑악단'과 같은 생활이었다. 3~4년 전 의료 봉사활동을 위해 찾은 네팔의 한 병원에서 그는 백내장 수술대에서 누워있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녹이기 위해 간호복을 입은 채 살며시 바이올린을 꺼냈다. 그 소리에 병원 전체가 감동했고 자신도 전율했다.
"예전에는 악기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그 악기 뭐냐,만져봐도 되느냐,어떤 소리가 나느냐 등을 물어보면 '콘서트홀이 아닌 데선 연주 안해요'라고 했는 데 이제 연주자뿐만 아니라 다같이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연주가 최고라고 생각하게 됐죠."
그는 지금까지 태국,싱가포르,필리핀,에디오피아 등 여러 국가에서 50회에 가까운 나눔 연주와 봉사를 해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바이올리니스트 정유진 씨(사진)가 오는 14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특별한 독주회를 연다. 바이올리니스트 겸 작곡가인 외젠 이자예의 결혼 선물로 쓰였던 프랑크의 소나타를 사랑할 때 느끼는 네 가지 감성으로 풀어낸다. 이쯤되면 연주자보다 공연기획자에 가깝다.
"프랑크 소나타의 4개 악장은 그 자체로 완전한 구성이라 연결해 들으면 각각이 보석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집중해서 한 번에 들으면 질릴 수 있는 부분이 있죠.1악장은 첫 만남의 설렘이 흐드러지는 벚꽃처럼 아련하게 떨어지고,2악장은 휘몰아치는 긴장과 갈등이 으르렁거리고,3악장은 외로움과 환상,4악장은 축복과 행복이 각각 드러나요. 드뷔시의 '아름다운 저녁''내 마음에 눈물이 흐른다'나 생상의 '죽음의 무도',크라이슬러의 '슬라보닉 판타지' 등 각 악장과 어울릴 만한 시나 삽입곡을 찾아내 연결고리를 만들었어요. 관객도 음악을 들으며 제가 느끼는 감정을 공유할 수 있게요. "
정씨는 예원학교,서울예고,서울대 음대와 미국 보스턴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를 졸업하고 오스트리아 등에서 연주 활동을 했다. 2001년 귀국 독주회를 계기로 세종문화회관 유망신예로 선정돼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그는 재외 한국 대사관 초청으로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 연주를 시작으로 케냐,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평화음악회,6 · 25 참전국 순회콘서트 등 국제교류 페스티벌 연주를 열며 민간 외교사절로 활동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유랑악단'과 같은 생활이었다. 3~4년 전 의료 봉사활동을 위해 찾은 네팔의 한 병원에서 그는 백내장 수술대에서 누워있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녹이기 위해 간호복을 입은 채 살며시 바이올린을 꺼냈다. 그 소리에 병원 전체가 감동했고 자신도 전율했다.
"예전에는 악기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그 악기 뭐냐,만져봐도 되느냐,어떤 소리가 나느냐 등을 물어보면 '콘서트홀이 아닌 데선 연주 안해요'라고 했는 데 이제 연주자뿐만 아니라 다같이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연주가 최고라고 생각하게 됐죠."
그는 지금까지 태국,싱가포르,필리핀,에디오피아 등 여러 국가에서 50회에 가까운 나눔 연주와 봉사를 해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