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량이 폭발했지만, 수혜는 대부분 선두업체인 삼성자산운용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오후 KODEX 인버스KODEX 레버리지 ETF는 각각 당일 코스피 거래량 상위 3위와 4위에 올라와 있다. 현재까지 거래량은 각각 210만여주, 200만여주다.

최근 해외발 악재에 코스피 지수의 장중 변동성이 커지면서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KODEX 레버리지와 KODEX 인버스의 거래량이 급증한 것이다. ETF 거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가 레버리지 ETF에 대한 미수 및 신용거래를 금지했을 정도다.

이달 들어 현재까지 KODEX 레버리지와 KODEX 인버스의 평균 거래량은 각각 3620만주, 2810만주로 지난 7월까지의 평균 거래량인 853만주, 524만주보다 4~5배 이상씩 증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변동성 장세' 수혜는 삼성운용의 KODEX ETF에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TIGER 레버리지는 KODEX ETF를 제외하고는 가장 거래가 활발한 ETF 중 하나지만 8월 평균 거래량은 147만주로 지난달 132만주에 비해 크게 증가하지 못했다. TIGER 인버스 거래량 역시 이달 들어 평균 59만주로 지난 7월 38만주에 비해 10만여주 늘어나는 데 그쳤다.

최근 ETF의 거래량이 폭발하면서 선두업체인 삼성자산운용에만 수혜가 집중됐다는 얘기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ETF는 지수를 똑같이 추종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운용사별로 큰 수익률 차이가 없다"며 "투자자들이 이왕이면 거래량이 많은 ETF를 선호하면서 거래량 1위 ETF와 다른 ETF간의 격차가 벌어졌다"고 풀이했다.

KODEX 레버리지와 KODEX 인버스의 거래량 증가는 다른 KODEX ETF로까지 이어졌다.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의 8월 평균 거래량은 560만주로 지난달 평균 거래량인 210만주에 비해 크게 늘었고, KDOEX 골드선물(H)는 22만주로 지난달보다 10배 이상 급증했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그 동안 ETF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투자자들도 많았는데 이번 변동성 장세에서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관심이 폭발했다"고 밝혔다.

KODEX 레버리지 등의 상품 거래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섹터 ETF나 원자재 ETF들까지 인지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운용사들은 ETF의 순자산(NAV)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가져가기 때문에 ETF 거래량이 늘어난다고 해서 바로 삼성자산운용의 수익 증가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거래량이 증가하면 기관들이 추가 설정이 늘어나 순자산도 늘어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순자산 기준으로 ETF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들어 2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나가는 중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0일 현재 삼성운용의 ETF 순자산 총액은 4조7000억원으로 작년 말 3조2000억원보다 45% 증가했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삼성자용이 국내 최초로 ETF를 선보이는 등 ETF 시장을 선점했는데 최근 ETF 시장이 커지면서 '부익부빈익빈'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후발업체로서는 따라잡기가 더욱 힘들어지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