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구를 스물다섯 바퀴째 돌았습니다. 세계 60개 나라에서 최고로 사랑받기 위해 매일 대한민국을 잊는 연습을 합니다. 고국을 돌아보면 마음이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오리온이 국내 최초로 2분짜리 지상파 TV광고(사진)를 내보낸다. 오리온이 31일 밤 방영하는 이 광고는 최근 '지구와 정을 맺다'는 주제로 각각 제작한 '오지' '아버지' '문화' 편을 한데 묶어 2분 분량으로 재편집한 것이다.

지금까지 오리온의 초코파이 마케팅은 가족과 친구 사이의 '정(情)'을 일관된 소재로 채택해 왔다. 최근에는 세계 60여개국에 수출되면서 '파이로드(pie road)'를 개척하는 글로벌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소비자들이 1989년 시작된 정 캠페인에 너무 익숙해진 데다 2009년을 기점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앞지른 점을 알리는 데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영상물에도 한국인의 모습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15초짜리 광고를 여덟 번 틀 수 있는 비용을 들여 2분짜리 광고를 방영하는 이유는 뭘까. 오리온 관계자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감동적이고 뭉클한 느낌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긴 분량의 영상물을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업 광고 가운데 역대 최장 분량으로는 대우전자가 1996년 케이블TV에서 방영한 5분짜리 광고가 있었지만,지상파에서 2분짜리 광고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오리온 측은 설명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