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亞ㆍ중동 공략…올 100억弗 수주"
현대건설은 중동 · 동남아지역 해외지사장과 현장 소장들을 지난주 서울 계동 본사로 불러 '해외수주 전략회의'를 가졌다. 현지 업무 공백을 감안하면 해외공사장 관리 · 감독자를 대거 소집한 것은 이례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1965년 첫 해외 진출 이래 국내 건설사로는 처음으로 이달 초 '누적 수주 800억달러 돌파'란 기록을 남겼지만 해외 수주가 점점 부진해져 돌파구를 찾기 위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현대차그룹 계열 편입 후 처음 가진 이번 회의에서 해외수주 전략을 집중 논의했다.

◆임직원 90여명 수주전략 집중 논의

전략회의에는 김창희 부회장,정수현 사장을 비롯 해외지사장과 현장 소장 35명,본사 임직원 등 90여명이 참석해 지역별 수주 현황과 전략 등을 놓고 집중 토론을 벌였다.

김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3대 핵심 미래성장 동력의 한 축인 현대건설이 그룹 내 위상을 정립하려면 전사적으로 역량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중동사태와 세계 금융위기 등으로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경영방침을 공유하고 체질을 개선하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현대차그룹 편입 이후 그룹문화에 대한 이해와 조직 융합을 위해 모든 임직원이 함께 노력해 올해 해외 수주 목표 100억달러 등 경영 목표 달성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초대형 공사 연속 수주

현대건설 "亞ㆍ중동 공략…올 100억弗 수주"
30일 해외수주 전략회의 이후 첫 번째 낭보가 들려왔다. 베트남에서 14억6200만달러(1조5856억원) 규모의 초대형 석탄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의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38억달러로 높아졌다.

베트남 전력청이 발주한 이 프로젝트는 하노이 북동쪽 250㎞ 쾅닌주 몽주엉 지역에 친환경 순환유동층 보일러를 이용한 1000㎿ 규모의 발전소를 짓는 것이다. 공사 기간은 46개월로 2015년 8월 완공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가 만성적인 전력 수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지원하는 국책사업으로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 공사비의 대부분을 융자 형태로 지원해 안정성과 수익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달 들어 싱가포르에서 6억7150만달러짜리 복합빌딩개발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베트남에서 초대형 공사를 따내는 등 해외 수주 물꼬가 트였다"며 "쿠웨이트 등 중동지역에서도 수주 가능성이 큰 초대형 공사가 많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엠코 합병은 없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과 현대엠코를 차별화된 전문 기업으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020년 현대건설을 수주 120조원,매출 55조원의 세계적인 종합엔지니어링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게 그룹의 비전"이라며 "일각에서 제기한 현대건설과 현대엠코의 합병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현대건설은 그룹 내 일부 대형 프로젝트와 해외 대형 공사 수주에 중심을 두게 될 것"이라며 "현대엠코는 자동차,제철공장 건설 등으로 전문화하면서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국내외 주택 · 토목 · 건축부문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