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의 장관이 바뀌는 개각이 단행됐지만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경제부처의 공무원들은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이번 개각이 내년 총선을 위해 정치인 출신 장관들을 당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경제부처와는 무관한 일이라는 인식이 퍼진 탓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박재완 장관은 경제팀 수장으로 MB정부 후반기 경제를 안정적으로 꾸려나가는 것이 제일 큰 과제"라며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정치에 관심을 둘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관가의 관심은 오히려 '3기 경제팀'체제가 대통령 임기까지 갈 것인가 하는 부분에 쏠리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한 번 임명하면 믿고 맡기는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상 정권 후반까지 이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제팀에 대한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고 글로벌 재정위기가 진행 중이어서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기 어렵다는 점도 경제부처를 개각의 '무풍지대'로 인식하게 만들고 있다. 박 장관과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모두 청와대 수석을 거쳐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이전 정부에 비해 장관들의 수명이 길어진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재정부는 전임 윤증현 장관의 재임기간이 2년4개월이었다. 지경부도 최경환 전 장관이 1년4개월을 역임했다. 금융위원회도 진동수 전 위원장이 만 2년 동안 금융수장을 맡았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는 대통령 임기 5년 동안 4~5명의 장관을 거쳤지만 이번에는 3명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 6월 취임한 박재완 장관은 말할 것도 없고 최중경 장관,김석동 금융위원장 등이 모두 임명된 지 8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다만 일부에서는 연말 또는 내년 초에 소폭 교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부 안팎에서는 최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임기말로 갈수록 청와대 수석비서관 중에서 장관급 승진자가 많이 나오는 인사패턴이 반복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