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CEO 모임은 '한투 OB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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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Story - 운용업계 사관학교 한국투자신탁
현직 운용·투자자문·증권사 사장만 18명…한때 兩强이었던 '대한투신'은 6명 그쳐
현직 운용·투자자문·증권사 사장만 18명…한때 兩强이었던 '대한투신'은 6명 그쳐
코스피지수 2000이 무너진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박종규 유리자산운용 사장과 황윤하 LS자산운용 사장,이용재 현대자산운용 사장,박찬흥 플러스자산운용 사장,이옥성 TS투자자문 사장 등 5명이 모였다. 자산운용업계 최고경영자(CEO) 모임 같지만,이들은 모두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한국투자신탁(이하 한투)에서 한솥밥을 먹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 한투 출신이 맹활약하고 있다. 한투 출신 CEO만 18명이다. 한때 양강 체제를 형성했던 대한투자신탁 출신 CEO가 6명에 그치는 것과 비교된다.
한투 출신이 가장 많이 포진한 곳은 자산운용업계.11명이 자산운용사 CEO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75개니까,자산운용사 CEO 7명 중 1명은 한투 출신인 셈이다.
지난 5월 이용재 사장이 선임된 데 이어 이달 26일엔 강신우 전 한국투신운용 최고운용책임자(CIO)가 한화자산운용(가칭)의 초대 사장으로 내정됐다. 친정인 한국투신운용은 1981년 공채 7기로 입사한 정찬형 사장이 맡고 있다.
정 사장보다 입사가 4개월 빠른 전길수 슈로더투신운용 사장과 황윤하 사장,김영덕 코람코자산운용 사장은 한투 입사 동기다. 박종규,강신우 사장과 김석규 GS자산운용 사장은 한투에서 스타 펀드매니저로 이름을 날렸다.
자문업계에도 한투 출신은 '파워 인맥'을 자랑한다. 케이원자문의 권남학 대표를 비롯해 김상백 레오자문 대표,안효문 AK자문 대표,장영상 웅진루카스자문 대표,류건상 제너시스자문 대표 등 5명이 CEO로 활동 중이다. 임일수 한화증권 사장도 한투 출신이다.
연기금과 운용사에도 한투 펀드매니저 출신이 많다. 이윤규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과 이성동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사업담당 부이사장이 한투 출신이다. 자산운용사의 CIO로는 김기봉(유진) 김영일(한투) 류재천(현대) 장동헌(우리) 박종학 씨(세이에셋) 등이 활동하고 있다.
한투 출신이 금융투자업계에 막강한 인맥을 형성한 것은 펀드매니저로서 기본기를 탄탄히 갖춰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투자공사에서 전환한 대한투자신탁과 달리 전업 투신사로 시작한 한투의 진취적인 사내 문화도 CEO를 대거 배출한 요인으로 꼽힌다.
정찬형 사장은 "증시 활황기인 1988~1989년 우수한 인재들이 들어온 뒤 신설 운용사로 활발히 진출했다"며 "이들이 자신의 회사에서 CEO 자리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서정환/유병연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