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해외사업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2018년까지 국내외 점포 수를 1000개(국내 300개 · 해외 700개)로 확대,연간 50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롯데마트의 현재 점포 수와 매출이 각각 200개(국내 92개 · 해외 108개)와 10조원(올해 목표)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7년 동안 몸집을 5배나 불리겠다는 것이다. 롯데마트는 이를 위해 내년 4월 인도에 진출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국내에선 가전전문점과 회원제 할인점 등 다양한 신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사진)은 30일 중국 지린성 창춘시 샹그릴라호텔에서 '글로벌 200호점 출점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중 · 장기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롯데마트는 31일 창춘시에 글로벌 200호점인 루위안점(綠園店)을 연다.

◆2012년 인도 출점

롯데마트는 중 · 장기 발전계획의 초점을 해외에 맞췄다.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보다는 해외에 더 많은 기회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해외 주력시장으로는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에다 인도를 추가했다. 중국에 이은 '제2의 인구 대국'(11억명)인 데다 향후 2~3년 안에 유통시장이 완전히 개방된다는 이유에서다. 노 사장은 "일단 내년 4월 도매업 형태로 뭄바이에 1호점을 낸 뒤 시장이 열리는 대로 소매업에도 뛰어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다(多)점포'로 승부를 건다. 현지 유통업체 인수 · 합병(M&A)과 공격적인 출점을 통해 현재 83개인 점포 수를 2018년까지 500개로 늘리기로 했다. 노 사장은 "자체 출점계획에 M&A까지 더해지면 어렵지 않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마트는 아울러 도매형 마트 매출이 높은 인도네시아에선 소매업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점포 수를 23개에서 100개로 늘리고,반대로 소매업만 하던 베트남에선 도매업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점포 수(2개→30개)를 확대키로 했다.

◆회원제 할인점 시장 진출

국내에선 기존 마트사업보다는 가전전문점,회원제 할인점 등 신사업을 성장동력으로 내세웠다. 2018년 국내 매출목표 25조원 가운데 56%(14조원)를 이들 신사업에서 거둬들이기로 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영세상인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들의 신규 출점을 봉쇄하자 '우회로'를 찾은 것이다. 노 사장은 "가전전문점은 재래시장의 영역을 침범하는 게 아니며,회원제 할인점은 기존 점포를 전환하거나 도심 외곽에 짓기 때문에 출점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공 들이는 신사업은 가전전문점이다. 현재 전국 9개 매장에서 숍인숍 형태로 운영 중인 '디지털파크'를 연내 단독 로드숍으로도 선보인 뒤 2018년까지 점포 수를 100개 넘게 확대할 계획이다.

회원제 할인점은 내년 초 서울 금천점을 리모델링해 1호점을 낸 뒤 수도권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점포 수를 늘려나가기로 했다. 누구나 구매할 수 있는 이마트의 '트레이더스'와 달리 '코스트코'처럼 회원들만 입장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일단 롯데 멤버스 회원들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한 뒤 향후 별도의 연회비를 낸 사람만 입장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창춘(중국)=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