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ㆍ생산ㆍ신규수주ㆍ가동률 모두 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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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체감경기 26개월 만에 '최악'
더블딥 공포…中企·수출기업 더 타격
더블딥 공포…中企·수출기업 더 타격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제조업체의 업황BSI 중 매출 생산 신규수주 가동률 등 주요 지표가 일제히 100 미만으로 떨어졌다는 점이다. 2009년 9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구체적으로 매출BSI는 7월 104에서 8월 95로 9포인트 하락했다. 생산은 102에서 97로,신규수주는 100에서 93으로 떨어졌고 가동률은 100에서 95로 밀렸다. 한은 관계자는 "매출 생산 신규수주 가동률 등은 1년 전과 비교해 지금이 어떤 상태인지를 묻기 때문에 기업들이 처한 객관적인 상황에 가깝다"며 "기업들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현실적 위협으로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강하게 반등했던 한국 경제가 다시 고꾸라질 위험에 빠졌다는 얘기다.
기업 체감경기가 나빠진 것은 1차로 외부환경 탓이 크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졌고 유럽은 재정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한마디로 세계 경제가 더블딥(짧은 경기회복 후 재침체)에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 같은 상황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치명타다. 국내총생산(GDP) 중 수출 비중은 지난 2분기 54%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선진국 경기가 침체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수출이 주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경제 조사기관들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4%를 밑돌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 자금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이 먼저 타격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 조사에서 내수기업보다 수출기업,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체감경기가 악화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다.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물가가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는 것도 기업들로선 부담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중 최고인 4.7%(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했다. 8월에는 5%를 넘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제조업체들이 경영 애로 사항으로 불확실한 경제상황(16.8%)과 원자재 가격 상승(16.8%)을 꼽은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내수부진과 환율 자금부족을 호소하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물론 체감경기 악화가 단순히 심리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은 관계자는 "체감경기 조사에서 기업들은 실제보다 부정적으로 답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심리적 효과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무시할 순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구체적으로 매출BSI는 7월 104에서 8월 95로 9포인트 하락했다. 생산은 102에서 97로,신규수주는 100에서 93으로 떨어졌고 가동률은 100에서 95로 밀렸다. 한은 관계자는 "매출 생산 신규수주 가동률 등은 1년 전과 비교해 지금이 어떤 상태인지를 묻기 때문에 기업들이 처한 객관적인 상황에 가깝다"며 "기업들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현실적 위협으로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강하게 반등했던 한국 경제가 다시 고꾸라질 위험에 빠졌다는 얘기다.
기업 체감경기가 나빠진 것은 1차로 외부환경 탓이 크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졌고 유럽은 재정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한마디로 세계 경제가 더블딥(짧은 경기회복 후 재침체)에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 같은 상황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치명타다. 국내총생산(GDP) 중 수출 비중은 지난 2분기 54%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선진국 경기가 침체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수출이 주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경제 조사기관들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4%를 밑돌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 자금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이 먼저 타격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 조사에서 내수기업보다 수출기업,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체감경기가 악화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다.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물가가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는 것도 기업들로선 부담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중 최고인 4.7%(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했다. 8월에는 5%를 넘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제조업체들이 경영 애로 사항으로 불확실한 경제상황(16.8%)과 원자재 가격 상승(16.8%)을 꼽은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내수부진과 환율 자금부족을 호소하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물론 체감경기 악화가 단순히 심리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은 관계자는 "체감경기 조사에서 기업들은 실제보다 부정적으로 답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심리적 효과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무시할 순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