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지주사들 '직접투자' 잇단 대박…비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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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10년 전에 투자해놨던 주식이에요. 그런데 지지부진했던 주가가 돌연 대선 테마주(株)로 엮이면서 치솟아 '매도' 결정을 한 것입니다. 투자수익률은 약 760%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문재인 대선 테마주'로 떠올라 한달 새 4배 가까이 뛴 대현의 주식을 지난주 대부분 매도한 대교홀딩스의 얘기다. 대교홀딩스는 주간방문학습지인 '눈높이'로 유명한 대교 등 자회사 7곳을 지배하는 순수 지주회사다.
지주사는 대체로 자회사 및 계열사들로부터 배당을 받아 이를 다양한 금융상품에 재투자해 이익을 늘리고 있다. 8월 약세장에서 큰 수익을 거둔 대교홀딩스로 인해 지주사들의 직접 매매 비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교홀딩스 10년만에 수익률 760%…'해프닝 테마주'로 엮여 매도 결정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교홀딩스는 지난주 10여년 간 보유해오던 여성의류 제조업체 대현의 지분 9.74% 중 대부분인 8.06%(365만1830주)를 장내에서 매도했다. 이로써 대교홀딩스의 대현 지분은 1.68%(약 76만주)로 줄어들었다.
대현은 7월 중순께 '문재인 테마주'로 불리며 1주당 1200원대에서 거래되던 것이 지난주 장중 4200원선까지 급등하며 '묻지마 투자' 열풍을 몰고온 장본인이다. 결국 경영진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친분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매물이 쏟아져 하한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대교홀딩스는 대현의 '해프닝 급등'을 노려 10년 만에 보유주식을 시장에 내다팔았다. 대교홀딩스의 매도 가격은 2100원에서 4100원 사이로 평균 3100원선. 과거 이 주식을 400원대에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 최대 10배 이상 차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대교홀딩스는 "10년 전에 이미 지분을 확보해 놓은 것인데 그간 지지부진했던 주가가 돌연 이상급등을 해 판 것"이라며 "아무래도 이윤을 확보하기 위해 비이성적인 급등에 내부회의를 거쳐 매도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교홀딩스는 다른 법인의 상장주식을 직접 매수하는 것 이외에도 ELS(주가연계증권)나 채권형펀드 등에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대교홀딩스는 "투자사업을 위해 금융상품 운용 전문가들을 채용해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약 300억 주고 받은 NHN 주식이 6년만에 '2000~3000억'
6년 전 NHN(네이버)의 주식을 매입한 온라인게임사 넥슨 역시 상장주식을 보유해 엄청난 평가이익을 내고 있는 곳이다.
'카트라이더' '바람의 나라' '마비노기' 등으로 유명한 넥슨의 지주회사는 엔엑스씨. 이 곳은 2005년 당시 NHN이 상호보유 중이던 게임개발사 엠플레이의 보유지분 전량(30%)을 309억원에 양수, 이로써 NHN의 지분 약 5%를 확보했었다.
이렇게 확보한 엔엑스씨의 NHN 지분은 2.51%(121만여주, 2011년 4월 현재)로 변동됐으며, 이 지분의 2009년과 2010년말 기준 장부가액만 각각 3913억원과 2747억원에 이른다.
지주사 엔엑스씨는 이달 초에도 직접 경쟁 관계에 있는 게임업체의 지분을 대거 매입, 평가차익을 내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엔엑스씨는 지난 4일 네오위즈의 지분 6.01%(55만2주)를 보유 중이라고 밝혔고, 이 영향으로 네오위즈와 그 자회사인 네오위즈게임즈가 인수·합병(M&A) 이슈 등에 급상승 중이다.
엔엑스씨는 "향후 투자이익을 노린 단순한 지분투자일 뿐"이라며 "당초 5% 지분 이상 살 지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고민해오다 더 매입하기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네오위즈의 지분 6%를 사들이는데 약 80억원을 썼으며, 이는 엔엑스씨의 1500억원대 투자자산 대비 많지 않은 규모"라고 덧붙였다.
엔엑스씨 역시 지난 3월말 연결감사보고서 기준으로 동서, 롯데삼강, 지역난방공사 등 20여 곳의 상장주식을 직접 매입해 보유 중이다.
이곳은 특히 투자대상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투자에 나서고 있다. 엔엑스씨는 "네오위즈가 그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못했던 사업부분이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바뀌면서 반영할 수 있게 된 점을 긍정적으로 판단했다"며 투자 배경을 밝혔다.
◆100% 자회사 투자전문업체 세워 '직접 매매' 나서기도
반면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100% 자회사로 투자전문사를 설립해 이곳을 통해 직접 주식 매매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장외기업 투자로 작년말 시장에 이름이 알려진 네트워크 관련 부가서비스(네트워크, 솔루션, 인터넷망 등) 업체인 에스넷 얘기다. 에스넷은 투자전문사 에스앤에프네트웍스와 함께 메디슨(초음파 의료기기 업체)의 지분 약 0.23%(27만여주, 2011년 감사보고서 기준)와 넥슨재팬의 주식 등을 보유 중이다.
당시 메디슨은 삼성그룹으로 피인수, 넥슨재팬은 일본에서 증시 진출이 부각되며 몸값이 치솟았다. 에스넷은 "전문적인 투자를 위해 세운 에스앤에프가 넥슨재편의 미래가치를 보고 미리 투자해 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넥슨재팬이 상장된 뒤 주식을 매도할 지 여부는 회사 경영진이 논의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지난 7월 '문재인 대선 테마주'로 떠올라 한달 새 4배 가까이 뛴 대현의 주식을 지난주 대부분 매도한 대교홀딩스의 얘기다. 대교홀딩스는 주간방문학습지인 '눈높이'로 유명한 대교 등 자회사 7곳을 지배하는 순수 지주회사다.
지주사는 대체로 자회사 및 계열사들로부터 배당을 받아 이를 다양한 금융상품에 재투자해 이익을 늘리고 있다. 8월 약세장에서 큰 수익을 거둔 대교홀딩스로 인해 지주사들의 직접 매매 비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교홀딩스 10년만에 수익률 760%…'해프닝 테마주'로 엮여 매도 결정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교홀딩스는 지난주 10여년 간 보유해오던 여성의류 제조업체 대현의 지분 9.74% 중 대부분인 8.06%(365만1830주)를 장내에서 매도했다. 이로써 대교홀딩스의 대현 지분은 1.68%(약 76만주)로 줄어들었다.
대현은 7월 중순께 '문재인 테마주'로 불리며 1주당 1200원대에서 거래되던 것이 지난주 장중 4200원선까지 급등하며 '묻지마 투자' 열풍을 몰고온 장본인이다. 결국 경영진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친분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매물이 쏟아져 하한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대교홀딩스는 대현의 '해프닝 급등'을 노려 10년 만에 보유주식을 시장에 내다팔았다. 대교홀딩스의 매도 가격은 2100원에서 4100원 사이로 평균 3100원선. 과거 이 주식을 400원대에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 최대 10배 이상 차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대교홀딩스는 "10년 전에 이미 지분을 확보해 놓은 것인데 그간 지지부진했던 주가가 돌연 이상급등을 해 판 것"이라며 "아무래도 이윤을 확보하기 위해 비이성적인 급등에 내부회의를 거쳐 매도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교홀딩스는 다른 법인의 상장주식을 직접 매수하는 것 이외에도 ELS(주가연계증권)나 채권형펀드 등에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대교홀딩스는 "투자사업을 위해 금융상품 운용 전문가들을 채용해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약 300억 주고 받은 NHN 주식이 6년만에 '2000~3000억'
6년 전 NHN(네이버)의 주식을 매입한 온라인게임사 넥슨 역시 상장주식을 보유해 엄청난 평가이익을 내고 있는 곳이다.
'카트라이더' '바람의 나라' '마비노기' 등으로 유명한 넥슨의 지주회사는 엔엑스씨. 이 곳은 2005년 당시 NHN이 상호보유 중이던 게임개발사 엠플레이의 보유지분 전량(30%)을 309억원에 양수, 이로써 NHN의 지분 약 5%를 확보했었다.
이렇게 확보한 엔엑스씨의 NHN 지분은 2.51%(121만여주, 2011년 4월 현재)로 변동됐으며, 이 지분의 2009년과 2010년말 기준 장부가액만 각각 3913억원과 2747억원에 이른다.
지주사 엔엑스씨는 이달 초에도 직접 경쟁 관계에 있는 게임업체의 지분을 대거 매입, 평가차익을 내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엔엑스씨는 지난 4일 네오위즈의 지분 6.01%(55만2주)를 보유 중이라고 밝혔고, 이 영향으로 네오위즈와 그 자회사인 네오위즈게임즈가 인수·합병(M&A) 이슈 등에 급상승 중이다.
엔엑스씨는 "향후 투자이익을 노린 단순한 지분투자일 뿐"이라며 "당초 5% 지분 이상 살 지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고민해오다 더 매입하기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네오위즈의 지분 6%를 사들이는데 약 80억원을 썼으며, 이는 엔엑스씨의 1500억원대 투자자산 대비 많지 않은 규모"라고 덧붙였다.
엔엑스씨 역시 지난 3월말 연결감사보고서 기준으로 동서, 롯데삼강, 지역난방공사 등 20여 곳의 상장주식을 직접 매입해 보유 중이다.
이곳은 특히 투자대상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투자에 나서고 있다. 엔엑스씨는 "네오위즈가 그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못했던 사업부분이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바뀌면서 반영할 수 있게 된 점을 긍정적으로 판단했다"며 투자 배경을 밝혔다.
◆100% 자회사 투자전문업체 세워 '직접 매매' 나서기도
반면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100% 자회사로 투자전문사를 설립해 이곳을 통해 직접 주식 매매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장외기업 투자로 작년말 시장에 이름이 알려진 네트워크 관련 부가서비스(네트워크, 솔루션, 인터넷망 등) 업체인 에스넷 얘기다. 에스넷은 투자전문사 에스앤에프네트웍스와 함께 메디슨(초음파 의료기기 업체)의 지분 약 0.23%(27만여주, 2011년 감사보고서 기준)와 넥슨재팬의 주식 등을 보유 중이다.
당시 메디슨은 삼성그룹으로 피인수, 넥슨재팬은 일본에서 증시 진출이 부각되며 몸값이 치솟았다. 에스넷은 "전문적인 투자를 위해 세운 에스앤에프가 넥슨재편의 미래가치를 보고 미리 투자해 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넥슨재팬이 상장된 뒤 주식을 매도할 지 여부는 회사 경영진이 논의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