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31일 중국 지린성 창춘시에 문을 연 롯데마트의 200번째 점포 뤼위안점(綠園店).오전 9시 개장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자 줄지어 서 있던 ‘카트 부대’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8000㎡(2430평)짜리 매장이 사람들로 가득차는데 걸린 시간은 5분에 불과했다.

안전사고를 우려한 롯데마트가 이내 출입문을 걸어잠궜지만,수천명의 ‘예비손님’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굳게 닫힌 문은 고객들이 어느 정도 빠져나간 뒤에야 다시 열렸다.

조영준 롯데마트 심양법인 영업운영 총감(차장)은 “평일인 점을 감안하면 놀랄만큼 많은 고객이 왔다”며 “한류(韓流) 열풍 덕분에 한국의 이미지가 좋아진 상황에서 한국계 할인점이 들어오자 현지인들이 큰 기대감을 내비친 것 같다”고 말했다.

창춘시민들이 롯데마트 뤼위안점에 환호를 보낸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이 자리가 작년 11월까지만 해도 프랑스계 할인점인 까르푸 매장이었다는데 있다.까르푸는 납품단가를 둘러싼 중국 제조업체들과의 해묵은 갈등과 올초 적발된 ‘가격 사기’(정상가를 실제보다 높게 표시한 뒤 싸게 파는 것처럼 속인 것)로 인해 현지인들의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롯데마트 내부에서 “까르푸 덕을 봤다”는 얘기가 나온 이유다.

롯데마트는 이런 점을 감안해 뤼위안점을 기존 까르푸 매장과는 다르게 꾸몄다.식품 부문을 상대적으로 소홀히했던 까르푸와 달리 신석식품 및 즉석조리식품 코너를 크게 넓혔다.창춘시민들의 상당수가 맞벌이인 점을 감안해 즉석조리식품 코너를 일반 할인점보다 50% 이상 넓게 만들었으며,유명 먹을거리 브랜드를 30여개 입점시켰다.한류열풍 덕에 한국제품에 대한 인기도 덩달아 높아진 점에 착안,쿠쿠전기밥솥 락앤락 신라면 처음처럼(소주) 등 한국 대표상품을 300여개나 들여놓았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변화를 줬다.중국에서도 가족 단위 쇼핑객이 늘고 있는 점을 감안,창춘 지역 대형마트 최초로 ‘유아존’을 만들었다.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놀이방 시설과 기저귀 분유 등 각종 유아용품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것이다.널찍한 주차장(350대)과 영화관,가전양판점,대형 식당가,원예매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도 뤼위안점의 강점이다.

이날 뤼위안점이 올린 매출은 약 3억5000만원.까르푸가 있을 때 월매출(약 10억원)의 35%를 하루만에 벌어들인 것이다.롯데마트 관계자는 “현지인들의 높은 관심을 감안하면 월 40억원 매출도 가능할 것”이라며 “조만간 창춘 2,3호점이 문을 열면 롯데마트의 인지도가 더 높아질 뿐 아니라 물류효율도 향상되는 만큼 뤼위안점의 매출과 이익규모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창춘=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